정치

“국회 난장판”…박정훈·김우영 문자공개 파문, 개인정보 노출·욕설 갈등 정치권 격화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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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사이 문자 폭로와 개인정보 노출 문제를 놓고 국정감사장이 격한 충돌장으로 변했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과의 문자 메시지, 전화번호를 공개하자 여야 의원 간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감정싸움이 극에 달했다.

 

이날 김우영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박정훈 의원의 메시지 내용을 감사장 화면에 띄웠다. “박정훈입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가 표시된 2일 후,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는 표현이 적시된 것이었다. 김 의원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12·12 군사반란 관련 발언을 한 뒤 박 의원이 이 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공개된 문자에 박정훈 의원의 개인 연락처가 포함된 사실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화번호까지 공개해도 되냐”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들이 좌표를 찍었을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오후 감사 개시 44분 만에 정회를 선언할 정도로 분위기는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퇴장 명령까지 받는 등 물리적·감정적 충돌도 극심했다.

 

감사는 재개와 중단을 번갈아가며 이어졌다. 박정훈 의원은 자신도 김우영 의원에게 욕설이 섞인 문자 답장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신상발언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회 중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다 갈등이 빚어졌고, 김 의원이 욕설을 하며 멱살도 잡았다”고 주장했다. 또 페이스북에는 “방송에서 제 가족사진까지 띄우며 독재 비판 자격이 없다는 모욕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문자 공개의 배경에 대해선 “김우영 의원이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문제를 제기하려 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김우영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욕설 혼자 했던 분이 도리어 저를 향해 허위사실 유포, 멱살 주장까지 하고 있다. 도의에 어긋나는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고 맞섰다. 문자 공개 이유에 대해선 “그런 문자를 평생 받아본 적 없다가 박 의원의 거듭된 의혹 제기와 김어준 음모론 제기에 분개했다. 국회의원의 모든 행위는 공적 사항이며, 박 의원이 보낸 사실이 없다면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감사 말미까지 문자 논란은 수습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김 의원의 전화번호 공개는 실정법 위반이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당 차원에서 고발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미디어국 역시 “의원 면책특권을 벗어난 범죄행위로 보고 형사 고발과 국회 윤리위 제소를 추진할 예정”이라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부속실장에 비선실세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라며 맞섰다.

 

여야 공방이 거세지면서 국정감사는 밤늦게까지 반복 중단됐다. 문자 폭로 사태가 양당의 윤리위 맞고발, 개인정보법 논란 등으로 확산돼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당분간 이 사안을 둘러싼 정면 충돌 기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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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김우영#국가정보통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