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언더파 선전”…김시우, US오픈 오크몬트 고전 속→공동 3위 돌풍
불어오는 긴장감과는 다르게, 김시우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US오픈 1라운드를 마쳤다. 모두가 힘들다던 오크몬트를 상대하며 그의 마음은 도전의 무게를 덜어내고 플레이 자체에 집중했다. 예상하지 못한 선전은 한층 더 순도 높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24회 US오픈 1라운드에서 김시우는 2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오크몬트는 세계 최고 난코스로 손꼽히는 곳으로, 이번 대회 역시 대부분의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김시우는 “오크몬트는 처음이지만, 2016년 우승자가 4언더였다는 점이 각오를 남다르게 만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5오버파도 우승 가능한 곳이라는 생각에 점수에 대해 집착하지 않고 플레이했다”는 말에는 코스에 대한 경외와 자신만의 전략이 함께 녹아 있었다.

김시우는 1라운드 내내 안정된 드라이버 샷과 노련한 퍼팅을 앞세워 리더보드 상위권에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연습 라운드에서는 바람이 강했지만, 오늘은 바람이 덜 부는 시간에 경기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며 운과 집중의 조화를 언급했다. 결과에는 평소처럼 큰 기대 없이 임하며 무게를 내려놓은 태도가 왜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두드러진 상승세도 고무적이다. 김시우는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로 성공 경험을 쌓은 뒤에는 자신감이 더 높아졌다. 예전에는 메이저 무대만 오면 스스로 위축되곤 했지만, 이제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코스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은 선수가 만들어가는 각본 없는 드라마는 언제나 예측을 뛰어넘는다.
초여름 오크몬트의 까다로운 환경은 선수마다 다른 표정을 남긴다. 김시우 역시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다.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남은 라운드에 집중하겠다”는 말로 세밀한 준비 의지를 다졌다. 리더보드 한가운데에서 그가 보여주는 차분한 태도는 현장 분위기를 잠시 고요하게 만들었다.
김시우의 도전은 2라운드에서도 이어진다. 경험에서 길어 올린 자신감, 그리고 오크몬트가 허락하는 단 한 순간의 집중력. 지금 이 시간에도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오크몬트의 녹음 사이, 고요하게 차오르는 함성 속에서 누가 먼저 역사의 돌풍을 품을지 관심이 모인다.
새벽 바람과 함께 잔잔하게 울리는 여운. 김시우가 다음 라운드에서 이어갈 서사는 골프 팬들에게 또 한 번의 기분 좋은 기대를 품게 했다. US오픈 제124회 대회는 치열한 긴장감과 함께 진행되며, 김시우의 플레이는 남은 경기마다 골프의 아름다움을 묻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