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죽이겠다 언급 있었다”…윤석열·곽종근, 내란 재판서 정면 충돌
대통령 내란 혐의 재판에서 곽종근 전 육군3특수전사령관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11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속행공판에서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하며 이례적인 증언전이 재판 내내 이어졌다.
이날 곽종근 전 사령관은 국군의날 행사 직후 대통령 관저 만찬에서 직접 윤 전 대통령의 지시성 발언을 들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하고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며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했다”며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폭로는 대통령 측의 비상대권 발동 부인에 맞서 공개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해당 증언이 기존 수사나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나오지 않았던 점을 들어 곽 전 사령관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날은 군인들 생일이라 초대를 많이 했고, 만찬장의 분위기상 시국 이야기를 할 자리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밝힌다”며 법정에서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관심이 쏠렸던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의 존재 여부를 두고도 첨예한 공방이 벌어졌다. 곽 전 사령관은 12월 3~4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40초간 통화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백한 명령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 짧은 통화에서 느닷없이 그런 지시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법정은 구체적 대화 경위와 통화 내용, 당시 상황 인식 등을 둘러싸고 거칠게 충돌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도 ‘국회의원 150명이 안되도록 막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재차 증언했다. 또한 북한 무인기 및 외환 혐의 조사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이 ‘북한 쪽 반응이 없는데도 무인기를 보내겠다고 했다’는 대화 내용을 추가 폭로했다.
재판이 끝난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곽종근 전 사령관 증언을 전격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이상현 전 특전사 1공수여단장이 이미 12월 3일 밤 12시 30분에 대대장들에게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는 대통령과 무관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수사 단계에서 나오지 않았다가 법정에서 돌연 제기된 점을 들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에 관한 폭로에 대해서도 “1년 넘게 침묵하다가 갑자기 등장했다”며 ‘면피성 진술’이라는 지적을 덧붙였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건강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재판에 계속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공개됐다. 이에 따라 내란 재판의 향배와 정치권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은 양측의 상반된 주장과 추가 증언들을 놓고 정면 충돌 양상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재판 일정에 전국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