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백신 현지화 전략”…GC녹십자, 베트남 품목허가로 동남아 진출 본격화
GC녹십자가 자체 개발한 수두백신 ‘배리셀라주’가 베트남 의약품청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동남아시아 백신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 국내 출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 평가를 거쳐, 국제 조달과 국가별 인허가를 병행하는 투트랙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왔다. 업계는 이번 진입이 동남아 민간 백신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한국 백신 산업의 사업 영역 확대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베트남 내 품목허가 획득을 위해 현지 임상시험을 직접 진행했으며, 그 결과 안전성과 면역원성, 그리고 현지 품질 기준을 충족시켰다. 특히 수두백신 특성상 소아 접종이 많은 만큼, 베트남 보건부의 강화된 규제와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모두 통과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MAV/06 균주를 활용해 고수율·고바이러스함량을 구현하고, 항생제 없는 세계 최초 무균 공정 생백신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시장 측면에서, 베트남 민간 백신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체 민간 의약품 시장은 약 3억 달러 규모로, 이 중 수두백신이 10%를 차지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GC녹십자는 현지 지사를 통한 직접 판매 체계로 고정 매출 확대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운다. 수요자 입장에선 품질 검증된 신제품 도입이 백신 접종률 확대와 감염병 예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도 주목된다. 유럽과 미국 주요 백신 메이커에 더해, 아시아 권역 국가별 인허가 기준이 지속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현지 임상과 첨단 제조 공정을 인정받은 사례다. 동남아 지역에서의 선점 효과와 추가 진출 가능성도 기대된다.
한편, 국제 조달 시장에서는 WHO PQ 인증을 바탕으로 유니세프 등과 입찰 경쟁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현지 진출은 독립적 매출원 확보는 물론 향후 인접국 시장 개척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부여받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지 품질 규제와 임상 허들을 넘은 자체 개발 백신은 동남아 시장에서 제조 혁신력을 입증한 결과”라면서, “수입 백신 대비 가격·공급 안정성 모두에서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제도·현지화의 균형이 향후 동남아 백신 시장 확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