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프론티어 클로드, 서울 안착”…앤트로픽·오픈AI, 아시아 선점 경쟁 점화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이 한국 IT·바이오 산업의 지형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AI 기업 앤트로픽이 서울 강남에 사무소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한국을 아시아·태평양(APAC) 3대 거점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AI 서비스 이용률과 개발자 밀집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 무대이자 현지 AI 생태계 혁신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아시아 AI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내년 초 서울 강남에 한국 사무소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법인 등기를 완료한 앤트로픽코리아와 더불어, 최근 국내 AI 스타트업 인재를 영입해 현지 파트너십 구축과 인력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일본, 인도에 이은 세 번째 APAC 전략 거점 설정으로, 앤트로픽 자체 AI 언어 모델 ‘클로드’와 개발자 대상 AI 코딩 어시스턴트 ‘클로드 코드’의 현지화를 가속하는 움직임이다.

클로드는 대형 언어모델(LLM)의 일종으로, 자연어 처리와 코딩 지원 등 복합적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신 버전에서는 질문·응답 정확도, 코드 생성 품질, 대화 보안성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됐다. 특히 클로드 코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대비 한국에서 6배 이상 성장하며, 국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반의 글로벌 1위 개발자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다른 글로벌 LLM 대비 현지화 콘텐츠와 다국어 지원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기술 역량은 실제 국내 IT 기업, 스타트업,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아우르는 다양한 현장 수요에 기반한다. 오픈AI 역시 한국을 미국 다음으로 큰 챗GPT 유료 구독자 시장으로 언급하며, 서울 사무소를 연 지 한 달 만에 수십만명 단위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코히어,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AI 벤더들은 클라우드, 반도체 인프라, 신속한 디지털 전환 역량을 가진 한국을 ‘AI 비즈니스 선도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는 미국·유럽 선진 시장과 유사한 AI 활용, 개발 속도를 보여준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경쟁 구도 역시 선명하다. 일본은 정부 주도의 AI 육성 정책과 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미국·유럽은 자국 내 LLM 모델 고도화와 데이터 주권 확보를 강조한다. 반면 한국은 민간 주도 혁신과 민첩한 제도 대응으로 생태계의 빠른 확장과 응용 기술 내재화를 실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한편, 글로벌 AI 기업의 국내 진출에 따라 각종 지적재산권(IP), 개인정보보호, AI 안전성, 알고리즘 투명성 등 규제·윤리 이슈도 노출되고 있다. 현재 식약처, 과기정통부 등은 국내외 AI 서비스 안전 기준 및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확대를 검토 중이다. 미국, 유럽 등도 AI Act, 데이터 보호 법제 강화에 나선 상황이어서, 글로벌 표준 정립과 현지 규제 조화가 향후 AI 산업 성장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은 고도화된 AI 사용자와 개발자 생태계, 우수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선도 시장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며 “실제 산업·연구 현장에서 초거대 AI 솔루션의 도입과 검증이 가속화되는 만큼, 향후 공급사-수요자 간 맞춤형 기술 협업이 AI 산업 혁신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글로벌 AI 진출 러시가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