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 50% 관세 공언 뒤 충격”…뉴욕증시 기술주 급락→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늦은 봄밤 맨해튼의 불빛 아래, 세계 금융의 심장 뉴욕증권거래소도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2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6월부터 유럽연합 상품에 50% 관세를 예고한다”는 발언이 메아리친 직후, 월스트리트는 한순간 냉기로 얼어붙는 듯했다. 수치로 기록된 충격은 적막을 대변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56.02포인트, 0.61% 하락한 41,603.07로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67% 밀린 5,802.82, 첨단기술주의 상징인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00% 내린 18,737.21로 돌아섰다.
강경해진 트럼프의 발언 뒤에 숨겨진 그림자엔 또 한 번 무역전쟁의 서막이 드리웠다. EU가 미국을 부당하게 대했다는 그의 목소리가 트루스소셜과 기자회견장에 강하게 울려 퍼지며, “9일 내 합의가 없으면 관세를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경고가 더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 곳곳은 불안정한 파동에 휩싸였다.

특히 기술주는 약세 흐름을 면치 못했다. 애플은 미국 외 생산 아이폰에 25% 관세 도입이 거론된 직후 3% 넘게 뒷걸음질쳤고, 시가총액은 다시 3조 달러 벽 아래로 미끄러졌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대형 기술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트럼프가 합병 허가를 내준 US스틸이 21% 폭등, 경기의 또다른 단면을 보여줬다.
경제의 기류는 곳곳에서 변화를 예고한다. 정부 일감 감소와 수익 압박 전망에 흔들린 부즈알렌해밀턴은 16% 급락했고, 인튜이트만이 8.12% 상승한 채 고요한 항해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 업종이 약간의 구원의 손길처럼 1% 이상 오르며 시장 하락세와 대조를 이루었다.
거시정책 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금리인하 시기를 먼 미래로 미루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 또한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실제 시장은 7월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77.6%로 바라보며 뜨겁던 기대를 적셔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지수 변동을 넘어 국제적 파장마저 동반한다.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브뤼셀의 관가에서도 트럼프의 선언을 예의주시하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운을 기억하는 세계는, 대서양 너머 또 다른 격랑의 도래에 심연 같은 경계를 더하고 있다.
투자자의 마음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지수(VIX)는 22.29까지 뛰었다. 월가는 단기적 충격파에 몸을 낮춘 채 관망과 위험회피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다. 다시 닥친 불확실성의 밤, 시장은 트럼프 유럽연합 50% 관세 경고라는 파문 속에서 근원적 신뢰와 균형을 되찾기 위한 길을 묵묵히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