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업자등록증만으로”…틱톡, 동남아 이커머스 장벽 낮췄다
한국 사업자들이 별도의 현지 법인이나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동남아시아 전역의 틱톡샵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틱톡은 17일 ‘코리아-SEA 크로스보더’ 솔루션을 공식 출시하며 한국 법인 정보만으로 동남아 주요국 틱톡샵 입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사업자들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5개국 이커머스 시장 진입에서 큰 비용과 절차 부담을 덜게 됐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동남아 디지털 유통망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틱톡의 새 솔루션은 한국 사업자등록증과 여권, 국내 주소, 가상계좌 정보만 있으면 현지 법인 설립 및 은행 계좌 개설 과정을 건너뛸 수 있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로 14일부터 국내 법인을 대상으로 입점 절차가 순차 개시됐다. 향후 30일 안에 입점한 브랜드에는 틱톡 광고 혜택 및 출시 지원 프로그램이 별도로 제공된다. 기존에는 로컬 파트너사나 현지 에이전시를 통한 우회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 솔루션으로 전자상거래 진출 방식이 한층 간소화됐다.

틱톡샵은 동남아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틱톡 자체 집계에 따르면 동남아 이용자 4명 중 3명(75%)이 틱톡샵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소비재는 ‘K-컬처’ 확산 효과를 타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대동남아 수출이 연평균 16%씩 증가해 왔다. 패션, 뷰티, K-푸드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미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도 현지 사업자별 간소화된 입점 솔루션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동남아 시장의 진입 문턱은 최근까지 높았다. 틱톡은 5월 미국 시장 전용 ‘코리아-US 크로스보더’ 서비스에 이어 동남아 전용 솔루션까지 연이어 출시하며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이커머스 확장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쇼피, 라자다 등도 국경간 통관 규제 완화 서비스를 속속 도입 중이다.
정책·제도 측면에서는 실제 수출 절차, 결제·정산 구조, 물류 인증 및 현지 VAT 등 잠재적 장벽이 있으나, 초기에는 단순 판매 경로 확보 차원의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국경 무역이 활성화되는 추세에서, 법인 등록·계좌 개설 등 전통적 진입장벽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모델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솔루션이 K-브랜드의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 확대 및 신규 소비자층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변화와 지역별 인증·통관 제도의 조화가 수출 경쟁력을 높일 또 다른 관건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