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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국회 질의에 모르쇠 일관”…더불어민주당, 사법부 책임론 부각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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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책임론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은 대선 개입 의혹을 포함한 본질적 질문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사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께서 궁금해하는 본질적 질문을 차분하게 해 답변을 이끌어냈어야 했으나, 법사위 국감이 고성과 설전으로 얼룩졌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조율해 동행명령장은 발부하지 않기로 했지만, 질의와 답변의 수준은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자성도 내놓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재판장 논란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차분한 질의가 이뤄지지 못했고, 조 대법원장은 자신에게 유리한 답변만 남기고 갔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일 대법원 현장 국감에선 민주당 의원들도 보다 차분하게 핵심을 질의하고, 조 대법원장 역시 분명히 밝힐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장 분위기에 대한 자성도 전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조 대법원장을 합성한 피켓을 든 데 대해 박 수석대변인은 “회의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고 망신 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가 무책임해 보였다”며, “다만 사법부를 압박하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신중히 하되, 밝힐 것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5일 예정된 대법원 현장 국정감사에서 대선 개입 의혹 등 핵심 의제를 두고 거듭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서영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자기 말만 하고 끝냈으나, 내일 국민의 이름으로 분명히 질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표 의원 역시 “재판관 독립만을 내세워 침묵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도 높은 추궁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등 여당 측이 조 대법원장을 불러 세우는 것이 삼권분립 침해라고 반박했으나, 민주당은 “대다수는 사법권 독립을 스스로 침해한 행위에 대해 국회가 묻는 것이 오히려 정당하다”고 맞섰다.

 

사법개혁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연휴 직후 내놓기로 했던 사법개혁안을 내주 공개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20일 대법관 증원과 법관 평가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가 일반 법원 판결을 심사하는 ‘재판소원 제도’는 지도부 최종 조율을 거쳐 포함 여부를 결정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통한 신속 재판 취지와 ‘4심제’로 연결될 수 있는 재판소원 도입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사법개혁안의 세부안을 조속히 확정할 계획이다.

 

이날 국회는 대법원 국정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사법개혁안 논의와 여야의 공방이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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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조희대#사법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