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네트워크 60배 성장”…삼성서울병원, 30년 협력모델로 의료 전달체계 재편
의료기관 간 정보 교류와 환자 중심 의료 전달체계 강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30년간 진료 네트워크 혁신을 주도하며 주목받고 있다. 진료의뢰 시스템과 디지털 협력 플랫폼을 도입한 삼성서울병원의 파트너즈센터(구 진료의뢰센터)는 1995년 국내 첫 개소 이후 전국 5799개 협력기관과의 네트워크로 외연을 확장, ‘상급종합병원 중심 의료 허브’ 모델을 뿌리내렸다. 업계는 올해 30주년을 맞은 파트너즈센터를 ‘지역-상급의료 연계 혁신’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구축한 진료의뢰센터는 중증 환자 신속 예약, 진료결과 통합 회신, 협력병원 방문 클리닉 등 차별화된 중증 환자 연계 시스템을 선보였다. 1998년에는 되의뢰제도를 신설, 급성기 치료 후 지역 병원 회송 체계를 마련해 환자 관리 연속성을 높였다. 특히 2010년 도입한 SRS(전용 의뢰 업무 시스템)는 진료 기록·고화질 영상 공유 등 의료정보 보안성·접근성을 신속히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에는 종이서류·비표준화 문서로 인한 전달 한계가 있었던 반면, IT 기반 데이터 연계로 진료 효율성과 안정성을 두 배 이상 개선했다.

시장 측면에서는 30년간 협력 의료기관 수가 97개에서 5799개로 60배 확대되며 전국 단위 연계가 실현됐다. 온라인 자문, 교수 파견 진료, 심장초음파 원격 지원 등 의료자원 분산과 신속 진단 역량 확보로 지역 병원의 진료 수준도 한층 제고됐다. 매달 1회 비대면 웨비나를 통한 최신 지식 공유 역시 코로나19 등 비상 상황에서도 의사 간 네트워크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국내 다른 의료기관들도 진료협력센터 구축에 나서며 전국적 네트워크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강북삼성병원과의 진료 정보 교류 플랫폼, 국가·지자체 연계 진료회송 시범사업 등도 이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영국 NHS, 미국 Mayo Clinic 등 거점 병원 중심의 분산형 의료 전달체계가 정착되는 추세다.
정책적으로는 진료·회송 데이터 연계, 환자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표준화 등이 IT헬스케어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는 식약처·보건복지부 주도의 협력 모델 시범사업이 본사업 전환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삼성서울병원은 2024년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전국형 의료기관으로 참여하며 병원 중심 네트워크의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협력 기반 진료연계 플랫폼이 실제 환자 중심 의료 실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진료 네트워크의 고도화와 디지털 협력 표준이 한국형 의료 전달체계 혁신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이번 진료협력 네트워크가 데이터·연계·환자 경험의 균형을 이루며 실제 시장에 뿌리내릴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