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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마운드 장악”…삼성 후라도, 키움전 호투→2연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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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마운드 장악”…삼성 후라도, 키움전 호투→2연승 견인

임서진 기자
입력

마운드를 밟는 발소리가 낯설지 않았다. 긴장보다는 여유가, 긴박함보다는 익숙함이 그의 표정에 묻어났다. 269일 만에 다시 찾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후라도는 또 한 번 ‘고척의 왕’다운 활약을 펼쳤다.

 

삼성라이온즈와 키움히어로즈의 맞대결이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중반을 관통하는 이 경기는, 삼성에게 하위권 탈출의 새로운 동력과도 같은 무대였다. 후라도는 1회 1사 3루 위기를 침착하게 막아내며 경기의 긴장감을 스스로 다스렸고, 4회까지 키움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특유의 안정감을 더했다.

“고척 마운드 장악”…삼성 후라도, 키움전 호투→2연승 견인 / 연합뉴스
“고척 마운드 장악”…삼성 후라도, 키움전 호투→2연승 견인 / 연합뉴스

5회에는 볼넷과 연속 안타로 1점을 내줬으나, 이주형을 삼진으로, 임병욱을 땅볼로 돌려세우는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했다. 후라도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며, 삼성 타선은 그가 남긴 리듬 위에 6-1의 승리를 완성했다. 시즌 처음 찾은 고척에서, 후라도는 이적 후에도 변함없는 ‘고척 킬러’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후라도는 경기 후 “오랜만에 연승을 기록해 기쁘다. 앞으로도 흐름을 이어가 순위를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척 마운드에 대한 인상에 대해선 “충분히 적응돼 익숙함이 있다. 그래서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 종료와 함께 삼성 덕아웃과 관중석은 환호로 들썩였다. 팬들은 연승의 순간에 열렬한 박수를 보냈고, 선수들은 긴장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서로를 격려했다. 이번 승리는 삼성에게 2연승, 그리고 치열한 중위권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삼성은 올 시즌 11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 중인 후라도의 힘을 바탕으로 7위에 올라섰다. 5위 kt wiz와는 1경기 차, 4위 SSG 랜더스와는 2경기 차를 좁히며 순위권 진입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남은 일정에서 후라도와 함께, 팀이 어떤 서사를 만들어갈지 야구 팬들의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더디게 흐르는 한 계절의 끝에, 달라진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후라도의 발걸음이 관중의 마음에 조용한 울림을 남겼다. 시간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선사하고 있었다. 삼성의 도전은 2024 KBO리그에서 다시 시작된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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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삼성라이온즈#키움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