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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오색국수로 감도는 긴장”…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와 작심 대치→협치 교차점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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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오색국수로 감도는 긴장”…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와 작심 대치→협치 교차점 모색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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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펼쳐진 22일의 오찬 풍경은 오색의 국수가 상차림 위에 얹히는 순간 새로운 통합의 서사가 시작되는 듯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불과 18일 만에 여야 지도부를 정식 초청했고, 대통령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이 교차하는 넥타이처럼 자리 위 풍경엔 잠시 온기가 돌았다. 그러나 이내 야당 지도부의 준비된 목소리가 한껏 날카롭게 테이블 위를 울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외교 현안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협치의 문을 두드렸다. “다른 의견도 많이 갖고 계신 걸로 알지만, 어느 한쪽만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니,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점을 찾아 신속히 어려운 상황을 같이 이겨나가자”며 자신의 기본 입장을 덧붙였다. 통합과 소통의 메시지였으나, 이어진 야당의 발언은 한 치 양보 없는 정치적 결기로 차 있었다.

“통합 오색국수로 감도는 긴장”…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와 작심 대치→협치 교차점 모색
“통합 오색국수로 감도는 긴장”…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와 작심 대치→협치 교차점 모색

국민의힘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미리 준비해 온 A4용지 3장짜리 제언문을 꺼내 들며, 대통령 재판 문제와 사법부 독립 등을 포함한 일곱 가지 쟁점을 정면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자리가 협치의 장이 되길 바란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정중하게 제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은 1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표가 자리를 바꿔 같은 풍경을 연상시키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어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도 “비판할 건 비판하되, 소통과 협치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거론하며 대통령을 향한 여야 신뢰 축적의 어려움을 짚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 50.6%가 이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잊지 말고, 야당의 고언에도 귀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직무대행은 “취임 18일 만의 초청, 이전 정부와는 속도가 다르다”며 대통령의 정책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국민 통합과 정치 복원 요구는 그간 우리가 줄기차게 외쳤던 가치다. 이제 정부가 제대로 실현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오찬 자리는 이처럼 환대와 긴장, 숙의와 각성을 오가며 정치의 본질적 면모를 드러냈다. 여야 지도부의 숙연한 응시는 당분간 이어질 협치와 대립의 시간에 국민적 관심이 더욱 집중될 것임을 예고한다. 국회는 곧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등 주요 현안 논의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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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국민의힘#김민석국무총리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