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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신약 효과, 연령별 격차”…고려대, 70세 이상 대장암 환자엔 생존율 개선 미미 → 치료 맞춤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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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신약 효과, 연령별 격차”…고려대, 70세 이상 대장암 환자엔 생존율 개선 미미 → 치료 맞춤화 주목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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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의 대표 주자인 옥살리플라틴이 대장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최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강상희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임상 결과는, 이 약제가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서는 생존율 개선 효과가 미흡하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산업 전반에 새로운 해석을 불러오고 있다. 업계는 이번 분석을 ‘정밀의료 시대, 항암치료 맞춤화’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강상희 교수팀은 2014~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2·3기 대장암 환자 8,561명의 실제 임상 경과를 비교했다. 옥살리플라틴을 포함한 복합 항암요법군과 플루오로피리미딘 단독요법군의 생존율 및 치료 지속성을 분석한 결과, 병기 3기 중에서도 70세 이하 환자에서는 옥살리플라틴의 5년 생존율(84.8%)이 비투여군(78.1%)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반면 70세 초과 환자에서는 생존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항암치료 중단율이 높아져 실제 치료 지속이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병기 2기 환자군에서는 모든 연령에서 생존 이득이 없었다. 이번 결과는 항암 신약의 효과가 연령·병기별로 크게 달라짐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첫 대규모 실증 자료로 평가된다.

 

기술적 측면에서 옥살리플라틴은 DNA 복제를 억제하는 백금계 항암제다. 수술 후 재발률 감소를 목표로 표준 치료에 널리 적용됐지만, 주로 손발 저림 등 신경독성이 빈번해 만성 신경병증 위험이 내포돼 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독성 부작용과 동반질환 등으로 치료 지속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런 임상적 취약점이 실제 생존율 차이로 이어졌음을 실제 데이터로 제시했다.

 

대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환자가 증가하는 대표 암종이다. 최근에는 고령 환자 비중 역시 급속히 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성과는 각 환자군 특성별로 항암치료 전략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현장 요구와 맞물린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의료기관도 현재 고령층·다중질환자의 맞춤 항암 플랜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의료기술 인증 및 항암 신약의 보험 급여 범위 변화 등 정책 영역에서도 이번 연구가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맞춤 항암 전략을 위해선 환자 상태와 치료 효과 데이터 기반으로 다층적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강상희 교수는 “환자 개별 특성에 따른 치료 결정이야말로 실제 생존과 삶의 질 향상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정밀 의료 및 나이 기반 치료 표준 확립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대장암 환자별 치료 옵션 확보와 맞춤형 신약 개발 경쟁에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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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옥살리플라틴#대장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