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핼러윈 사탕값 10.8% 급등”…미국, 원자재·포장비 부담에 슈링크플레이션 확산 우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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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기준, 미국(USA)에서는 핼러윈 시즌을 앞두고 사탕 가격이 전년 대비 10.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과 포장재·에너지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압박이 심화되고 있으며,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싱크탱크 ‘그라운드워크 콜라보레이티브’는 닐슨IQ 자료를 인용해 2024년 핼러윈 시즌 사탕 가격 인상률이 지난해 2.1%에 비해 약 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4배 이상으로, 서민 가계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미국 핼러윈 사탕값 10.8% 급등…슈링크플레이션 확대 우려
미국 핼러윈 사탕값 10.8% 급등…슈링크플레이션 확대 우려

핼러윈 사탕 가격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카카오 빈) 가격 폭등이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코코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이상 기후 탓에 작황이 부진하면서 2023년 코코아 선물 가격은 전년 대비 178%나 올랐고, 그 전년도에도 61% 뛰었다. 2024년 들어 코코아 선물 가격이 46% 하락했으나, 많은 제조사들은 여전히 가격이 고점인 시기 매입한 재고를 소진하지 못해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설탕 비중을 높이거나 제품 성분을 조정하는 방식의 ‘내용축소형’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 웰스파고의 데이비드 브랜치 이코노미스트는 사탕 한 봉지의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두는 ‘슈링크플레이션’ 경향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글로벌 초콜릿 기업 허쉬(Hershey)는 올해 5월 소매 유통망에 포장량 축소 방침을 사전 통보한 사례가 있다.

 

이외에도 에너지와 포장재 가격 상승, 관세 부담 등 각종 외부 요인이 제조 및 유통단가를 끌어올리며, 사탕 시장에 복합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 위치한 초콜릿 전문점 운영자 티아나 영은 “관세가 제조 공정 전체에 걸쳐 추가 비용을 유발한다”고 밝히며 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는 실태를 토로했다.

 

미국 내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전미제과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핼러윈 기간 미 국민의 초콜릿·사탕 구매 총액은 74억 달러(약 10조 6천억 원)로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그러나 슈링크플레이션 현상 확산, 가격 고착화 등으로 중장기적 소비 심리 위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N 등 주요 외신은 “향후 코코아 수급 안정, 에너지 비용 하락 여부에 따라 사탕 및 초콜릿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슈링크플레이션이 소비자 불신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상이변과 원자재 시장 불안에 연계된 식품 가격 급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식품업계의 가격정책 변화가 미 가계와 전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소비재 시장과 미국 내 물가 안정 기조 유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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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코코아#슈링크플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