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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53달러 안착”…일본제철, 55달러 인수 고수에 철강업계 긴장 고조→미국 정부 승인 그 이후는
국제

“US스틸 53달러 안착”…일본제철, 55달러 인수 고수에 철강업계 긴장 고조→미국 정부 승인 그 이후는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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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안개가 가늘게 깔린 월가의 공기는 떨림을 머금고 있었다. ‘US스틸’의 전광판에 새겨진 53달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 그리고 일본제철의 굳은 의지는 세계 철강업계의 흐름을 다시 썼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잇는 이 거대한 인수 줄다리기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긴박한 정적을 품은 채, 오늘도 역사 위에 아로새겨지고 있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에 제시했던 ‘US스틸’ 인수 단가인 주당 55달러를 2025년 5월 현재까지도 꿋꿋이 지키고 있다. 미국 방송 매체 CNBC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인수 가격 인하는 없다. 이는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 인수에 호의적인 신호를 내비친 직후, ‘US스틸’ 주가가 20%나 급등해 52달러를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당일 오전 내내 주가는 53달러 언저리에서 견고히 거래되며 투자자들의 예민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담았다.

‘US스틸’ 53달러선 거래…일본제철, 인수제안가 주당 55달러 유지 전망
‘US스틸’ 53달러선 거래…일본제철, 인수제안가 주당 55달러 유지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에서 “US스틸과 일본제철의 파트너십이 미국 경제에 140억달러를 쏟아붓고, 최소 7만 개의 일자리를 선물할 것이다”라며, 인수에 덕담을 더했다. 그러나 “통제권은 미국이 지켜야만 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굳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거대 딜은 순탄치 않았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인수계획을 공식화했으나 미국철강노조의 강력한 반대와 바이든 전 대통령의 불허 방침에 부딪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미온적 시각 속에서 미국 철강업체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그 가격은 주당 30달러대로 일본제철 제안보다 한참 낮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일본제철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현 인수안에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서양 건너의 산업지형마저 흔들리는 이번 딜은 지금, 미국 정부의 최종 승인 절차와 까다로운 조건의 굴레 앞에서 다시 한 번 관망의 시간에 접어들었다. 철강산업 노동계의 목소리, 정부의 전략적 계산, 일본제철의 집념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투자자와 산업계는 정책의 윤곽이 뚜렷해질 때까지 조용한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철강시장의 판도는 언제든 새 이름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그 갈림길에서 ‘US스틸’과 일본제철, 그리고 미국 정부는 한 치 양보 없는 역사적 선택을 앞두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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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일본제철#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