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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대사에 노재헌 사실상 내정”…이재명 정부, 북방외교 강화 신호탄
정치

“주중대사에 노재헌 사실상 내정”…이재명 정부, 북방외교 강화 신호탄

권하영 기자
입력

한중관계 개선을 둘러싼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첫 주중대사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와 함께 러시아 전문가인 이석배 전 주러대사가 주러대사에 임명되며, 외교안보라인의 쇄신 신호탄이 쏘아올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노재헌 이사장을 중국대사로 낙점하고 실무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지난달 박병석 전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 등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 특사단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며 대중 외교무대에 존재감을 보였다.

노재헌 이사장 내정 배경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한중수교를 견인한 '북방정책'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한중 수교 33주년을 맞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수교 당시 초심을 강조한 점도 주목받았다. 노 이사장 역시 2016년부터 중국 청두시 국제자문단 고문을 맡는 등 한중 교류에 지속적으로 힘써온 전문가라는 평가가 여권에서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관련 과거사 문제, 최근 검찰의 노태우 일가 비자금 수사 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선 “정통 외교관 경력 없이 국가 중대직에 기용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정부 역시 신임 대사 인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의 정식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변해, 공식 발표 이후 아그레망 수용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주중 한국대사는 지난 1월 정재호 전 대사 이임 이후 7개월 넘게 공석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인선이 중단된 양국 고위급 교류 재개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한편, 주러대사에는 러시아통으로 널리 알려진 이석배 전 대사가 내정됐다. 이석배 내정자는 외교부 구주 2과장,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주블라디보스톡 총영사 등 러시아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이미 주러대사를 맡은 바 있다. 러시아어 통역을 맡을 정도로 현지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최근 경색된 한러관계 복원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인선에 대해 외교가와 정치권 일각에선 한중·한러관계 재정립과 새로운 외교지평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반면, 야권에서는 인선의 적절성과 전문성 검증 필요성을 들어 견제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오는 11월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한중관계 새 판짜기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은 이번 외교라인 재편을 계기로 한중·한러관계 개선과 고위급 교류 복원에 속도를 낼지, 인선 과정과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변수로 남게 됐다. 정부는 곧 공식 임명을 마무리하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 정부 측 아그레망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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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이재명정부#주중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