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인도네시아 뱀 구조단 사투”…파파야 나무 위 인간의 용기→생명 경계의 순간
숨어 있던 비단뱀의 움직임이 포착되자,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인도네시아 뱀 구조단의 손끝은 더욱 분주해졌다. 자연과 인간의 간극 위, 위험을 무릅쓴 구조원의 시선에서 이미 삶과 죽음의 경계는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평화롭게 보였던 인도네시아 마을의 풍경은 코브라가 벽 틈 사이로 머리를 내미는 순간 일상의 균열을 드러냈고, 구조단원들은 망설임 없이 맨몸으로 위험을 감싸 안았다.
인도네시아의 17000여 개 섬에서 밤낮 없이 삶을 위협하는 뱀의 기척은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다. 300여 종의 파충류 중 맹독을 지닌 코브라의 등장은 단숨에 수십 인명의 삶을 뒤흔든다. 스피팅코브라가 2미터 거리에서 독을 뿜어낼 때, 단 하나의 부주의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구조단의 움직임은 찰나마다 긴장으로 물들었다. 최대 7미터까지 자란다는 그물무늬비단뱀은 독은 없어도 강력한 힘을 자랑하며, 농가와 마을을 위협했다. 그러나 이들은 해로운 존재이면서도, 쥐처럼 농작물을 해치는 동물로부터 마을을 지키는 자연의 이웃이기도 했다.

구조단은 위험에 맞서면서도 생명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다. 단순한 포획에 그치지 않고, 마을 주민들에게 뱀의 존재를 올바로 이해시키기 위한 교육도 빼놓지 않는다. 침입을 방지하는 법, 응급 상황 대처법, 그리고 자연에서 온 인간과 동물의 공존 방법까지 알리며 뱀 구조단의 하루는 끝없이 이어진다. 구조된 뱀을 안전하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책임을 다하며, 뱀의 서식지 감소가 불러온 불가피한 충돌을 이해한다. 자연의 위협과 자비, 그 양극의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 인간은 자연을 두려워함과 동시에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또 다른 배경에서는 현지 파파야 농장인들의 눈부신 하루가 펼쳐진다. 천사의 열매라 불리는 파파야를 수확하려면 속이 비고 미끄러운 3미터 넘는 나무 위로 맨몸을 올려야 한다. 안전장비는커녕 손과 발의 상처를 동반한 농장인의 손길 속엔 숙련과 용기가 진하게 밴다. 한순간의 방심이면 덜 익은 열매가 쏟아지고, 고공에서 몸이 미끄러질 위험이 도사린다. 그러나 농장인들은 달콤한 파파야의 무게만큼 각자의 소박한 일상을 단단히 지배해간다.
분주한 구조단과 땀방울을 흘리는 파파야 농장인, 이들은 한 지붕 아래 자연이라는 거대한 존재 앞에서 자신의 몫의 하루를 살아낸다. 기자는 뱀을 구조하며, 위험을 품은 자연을 상대하는 이들의 굳은 각오와, 고공을 헤치고 과일을 거두는 인간의 손길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오늘도 소박한 생명 그 자체를 들여다본다.
이번 이야기는 ‘극한직업’ 860화 속 인도네시아 현장에서 더욱 깊고 사실적으로 다가올 예정이다. 해당 방송은 5월 31일 토요일 밤 9시에 EBS1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