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일본이 나머지 반 잔 채워야”…정몽준, 한일관계 개선 실질 조치 촉구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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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역사 인식 차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은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한일정책 대화’에서 한일관계를 “채워지지 않은 물컵 반 잔”에 비유하며, “일본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나머지 반 잔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일본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API)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화에는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윤덕민 전 주일 한국 대사가 참석해 양국 현안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정몽준 이사장은 특히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면서 “일부 일본 정치인이 강제 징용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질적인 보상 방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 미래세대에 올바른 역사의 교훈을 남기는 약속이 신뢰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한일 양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악화하는 만큼, 협력 필요성도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정 이사장은 “북한의 핵 도발, 북러 군사 협력, 기후 변화 등 다양한 도전 속에서 양국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으며, 아시아판 나토 설립 등 집단안보체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의 집단안보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내 핵 잠재력 강화 주장과 관련해,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전력 구축 대안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축사를 맡은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는 정상 간 셔틀외교와 공동 발표문 채택 등 지난 성과를 언급하며 “양국 정부가 긴밀히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 환경이 엄혹해지는 가운데, 협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한일 간 과거사 문제와 안보 현안을 둘러싼 온도차를 지적하고 있다. 정 이사장이 제안한 아시아판 나토, 핵전력 논의 등은 일본과의 신뢰 형성과 동아시아 안보 구도의 변화를 동시에 예고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양국은 앞으로도 역사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과 협력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몽준 이사장 등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정국에 미칠 파급효과와 여론의 반향도 주목된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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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기시다후미오#한일정책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