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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변이 한 번에 잡는다”…SK바이오사이언스, 범용백신 임상 본격화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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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추진 중인 차세대 백신 후보가 호주에서 임상 절차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백신 산업 환경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연구를 코로나 계열 전체를 한 번에 대응하려는 ‘백신 패러다임 혁신’의 출발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다양한 사베코(Sarbeco) 바이러스 계열에 작용하는 범용 백신 후보 ‘GBP511’의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15일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제출했다. GBP511은 지금까지와 달리 개별 변이에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베코 계열 바이러스 전체에 반응하는 교차 면역반응 유도라는 플랫폼 전략이 핵심이다. 이번 임상은 호주 내 18세 이상 건강한 성인 약 500명을 대상으로 2028년까지 안전성과 교차면역, 부작용까지 장기간에 걸쳐 검증될 예정이다.

GBP511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최초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합성항원 기반 플랫폼을 비롯해, 자체 유전자 재조합 기술,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 설계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GBP511은 기존 백신 대비 다중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범위가 넓고,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적 차별화가 도모됐다.

 

백신의 범용성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미래 변이 감염병 위협에도 대비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변이주의 지속 출현, 동물에서 인간으로의 전염 가능성 등 사베코 바이러스 확산리스크를 경고하며 모든 계열을 아우르는 범용 백신 개발을 ‘글로벌 보건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범용 코로나 백신의 글로벌 경쟁은 연구개발 초기 단계가 주를 이루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호주 임상 진입이 상당히 앞선 행보로 주목받는다. 미국·유럽의 제약사 역시 범용 백신에 대한 탐색적 연구 및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나, 임상 단계까지의 진전은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GBP511 임상 진행에 따라 글로벌 백신 시장의 혁신 구도가 본격 개막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범용 백신 개발에는 국제 협력과 대규모 자본 투입이 동반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초기부터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 등 국제기구와 협업해, 비임상과 임상, 공정 개발에 약 6500만달러(9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확보하며 정책·시장·기술적 진입장벽을 단계적으로 넘어서고 있다.

 

실제 임상 승인이 이뤄지면 국내외 규제기관의 추가 평가, 데이터 확보, 신속허가 방안 등이 다음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GBP511이 실제로 상용화된다면 접종 편의성과 글로벌 유통효율, 팬데믹 대처능력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백신산업 전반의 경쟁포인트가 바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GBP511은 변이 유형에 상관없이 코로나 및 관련 바이러스 전체 예방을 목표로 한다”며 “차세대 백신 플랫폼을 이른 시일 내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제 시장과 접종 현장에 안착할지 주목하며, 기술·정책 연계와 글로벌 협업이 백신 생태계의 새로운 성장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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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gbp511#범용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