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4골 폭발”…첼시, 레알 베티스전 대역전극→UECL 첫 정상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밤하늘 아래 첼시의 푸른 심장은 벅찬 환호로 타올랐다. 오랜 침묵을 깨고 일어선 후반, 잉글랜드의 명문 첼시는 결코 쉽게 꺼지지 않는 유럽 클럽들의 집념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강렬하고도 집요한 공격, 그리고 네 차례의 떨림 속에서 첼시 팬들은 구단 역사의 새로운 챕터를 함께 기록했다.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콘퍼런스리그 결승이 29일 새벽 폴란드 브로츠와프 스타디온에서 치러졌다. 첼시는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베티스에 4-1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며, UEFA 주관 대회 첫 콘퍼런스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前반 초반부터 레알 베티스의 거센 압박과 빠른 측면 플레이에 연달아 밀렸던 첼시는, 전반 9분 압데 에잘줄리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망설였다. 팬들은 한동안 불안한 시선으로 그라운드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후반전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후반 20분, 콜 파머의 오른쪽 크로스가 엔소 페르난데스의 헤더 발끝에 닿으며 동점의 희망을 살렸다. 기세를 올린 첼시는 5분 뒤 다시 한 번 파머의 침투와 패스를 통해 니콜라스 잭슨이 역전을 완성했다. 그라운드는 환희로 뒤덮였고, 브로츠와프 스타디온 곳곳에서 파란 물결이 넘실거렸다. 이어 후반 38분에는 제이든 산초가 오른발 감아차기로 쐐기골을 추가했고, 마침표는 엔소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이은 모이세스 카이세도의 강력한 중거리포로 찍혔다.
이날 경기의 중심에는 콜 파머가 있었다. 2도움으로 유럽 대회 무대에 자신만의 흔적을 남긴 파머는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엔소 페르난데스 역시 1골 1도움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가 끝난 뒤 엔초 마레스카 감독은 선수들의 단합을 승리의 비결로 꼽았다. 마레스카 감독은 “모두의 에너지가 오늘 이 순간에 집결했다”며 이번 경기가 첼시에 남긴 의미를 강조했다.
역사적인 우승 소식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세계 각국의 첼시 팬들 축하로 들썩였다. “모든 유럽 정상에 올랐다”, “세대를 잇는 자부심”이라는 문장이 끝없이 퍼졌고, 현장에서 함께 환호한 원정 응원단은 생애 최고의 밤을 파란빛으로 가득 채웠다. 첼시는 이번 우승으로 UEFA 3대 클럽 대항전과 슈퍼컵, 컵 위너스 컵 등 5대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린 축구사 최초의 구단이 됐다.
비록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순위, FA컵·리그컵 탈락 등 아쉬움도 있었지만, 첼시는 다시 한 번 유럽 무대에서 명문다운 저력을 해냈다. 이제 첼시는 우승의 여운을 짧게 만끽하고 곧바로 프리시즌 준비와 새로운 시즌의 그림 그리기에 돌입한다.
낯선 도시의 밤공기, 행복한 피곤이 뒤섞인 관중들의 표정에는 깊은 감동과 함께 아득한 기대가 번진다. 첼시의 이야기는 또 다른 새벽을 향한다. 이날 첼시의 우승 대장정은 5월 29일 아침,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UECL 결승전’의 한 페이지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