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정맥도 평가한다”…KISA, 생체인식 인증 분야 확대
손바닥 정맥 패턴을 활용한 장정맥 인식 기술이 국내 생체인식시스템 평가·인증 체계에 새롭게 추가됐다. 금융, 공공, 모바일 인증 시장에서 위·변조 방지와 높은 정확도를 무기로 떠오른 장정맥 기술의 본격 확산이 기대된다. IT·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인증, 신뢰 확보 경쟁 심화 속에 국내 기업들의 인증 수요 대응을 위한 제도적 전기를 의미 있는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6월부터 생체인식시스템 성능시험·인증 대상에 ‘장정맥’ 분야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식 분야는 기존 5개에서 6개로 넓어지며, 국내외 특허 기술과 신제품들의 정확성·보안성 인증 환경이 보다 촘촘해진다. 생체인식시스템 성능시험·인증 제도는 2006년 도입 이후 알고리즘 신뢰성 입증과 글로벌 시장 진입 관문 역할을 해왔다.

장정맥 인식은 손바닥 안쪽 혈관 패턴을 비접촉 방식으로 촬영·분석하는 기술이다. 위조가 극히 어렵고 개인별 정맥 형태가 생애 동안 변하지 않아, 지문·홍채와 비교해도 높은 정확성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ATMs와 모바일 기기 인증, 출입통제 등에서 빠른 인식 속도와 위생성(비접촉)까지 인정받으며 국내외 시장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그간 장정맥 분야는 국내 인증 기준 부재로 기업들이 일본, 유럽 등 해외 시험기관 인증에 의존해야 했다. 기술 개발 후에도 평가 절차, 비용, 인증 효력 등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 셈이다. 이번 제도 확대를 통해 국내 기업들은 표준화된 기준에 따라 신속한 성능 평가를 받고, KISA의 인증마크를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생체인식 기술 분야는 일본, 독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인증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독일과 일본은 장정맥 평가 기준과 공인 인증 제도를 이미 운영 중이다. 한국은 지문, 얼굴, 홍채, 음성 등 기존 5개 분야 중심에서 장정맥 신규 도입으로 글로벌 표준에 발맞추는 한편, 자국 인증 체계의 신뢰성도 한층 높인 모양새다.
인증 확대에 따라 생체정보 활용과 개인정보보호 규제, 국제 상호인정 문제도 부각된다. KISA는 현행 정보보호법, 유럽 GDPR 등과 정합성을 강화하고, 국내외 규제 변화에 맞춰 관련 인증 프로세스 개선을 예고했다.
오진영 KISA 정보보호산업본부장은 “장정맥 분야 첫 도입은 시장 다양화, 기업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의미가 크다”며 “생체인식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새로운 인증 체계가 실제 시장 안착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을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