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용, 2030젠더 갈등은 국민통합의 열쇠”…이재명정부 과제 부각→감각적 해법 어디서 찾나
“왜 2030 남성과 여성의 선택은 정반대였을까.” 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던진 이 질문은 오늘의 한국 사회가 마주한 분열의 풍경에 근본적인 물음을 더한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20대 남성과 여성의 투표 성향이 뚜렷하게 갈린 현상, 그 이면에 감춰진 젠더 갈등의 본질을 탐구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박 교수는 이 문제를 단순한 논리나 토론으로 풀 수 없는,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사회적 상처로 진단했다.
박 교수와 김어준이 함께한 대화는, 계급·계층 중심이던 불평등 담론이 이제는 젠더로 무게 중심을 옮겼음을 보여준다. 박 교수는 “불공정에 대한 민감도가 성별로 이동했다”며, OECD 국가들도 겪는 변화가 한국에서 더욱 첨예하다고 분석했다. 대학 강단과 문학시장 등 문화 영역에서는 여성의 담론 주도권이 커졌고, 이에 따라 20대 남성에게는 소외와 상실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어진 논의에서는 남성 청년이 자신을 약자라 여기는 인식, 그리고 이런 심정이 분노와 정치적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과정이 짚였다. 박 교수는 우파 정당이 새로운 의제 설정에 실패하면서 젠더 갈등을 정치 동원 전략으로 삼은 현실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담론 자원에서 소외된 남성들이 젠더 이슈를 가장 큰 정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걷기만 해도 긁힌다는 식의 민감성이 극에 달했다”는 표현으로 젊은 세대가 겪는 상실감, 수치심, 그리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절망에 주목했다. 여야의 대립, 지역 통합을 뛰어넘어, 젠더 통합이 이 시대 국민통합의 핵심 과제임을 강조한 그의 말에는 철학적 울림이 담겼다. 박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본질로 2030 젠더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감각과 문화, 예술적 접근만이 해법”이라 제시했다.
예술을 통한 통합 방안으로는 청년 예술가 기본소득, 문화 프로젝트, 대중예술의 확산 등이 제시됐다. 박 교수는 “아이유 음악을 즐기는 남성은 극우화되지 않는다는 농담마저 나온다”며, 문화 영역이 젊은 세대 해법의 중요한 공간임을 시사했다.
김어준 역시 “젠더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조직적 여론조작과 정치적 전략이 작용한 결과”라며, 이 주제의 사회적 무게를 강조했다. 두 인물 모두 정치권이 젠더 갈등 문제 앞에 방관자가 돼선 안 되며, 대통령이 직접 청년 세대의 현실에 공감하고 실질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연이어 지적했다.
조용히 끝을 맺은 방송은, 젠더 갈등이 더는 정치의 도구로만 소비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박 교수는 “생각의 통합은 불가능할지 모르나, 예술과 문화는 감정의 혼란을 품어낼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확실하다. 젊은 세대의 상처와 사회적 단절을 어떻게 보듬고, 감각적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우리 사회 전반의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