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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용, 2030젠더 갈등은 국민통합의 열쇠”…이재명정부 과제 부각→감각적 해법 어디서 찾나
사회

“박구용, 2030젠더 갈등은 국민통합의 열쇠”…이재명정부 과제 부각→감각적 해법 어디서 찾나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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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030 남성과 여성의 선택은 정반대였을까.” 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던진 이 질문은 오늘의 한국 사회가 마주한 분열의 풍경에 근본적인 물음을 더한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20대 남성과 여성의 투표 성향이 뚜렷하게 갈린 현상, 그 이면에 감춰진 젠더 갈등의 본질을 탐구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박 교수는 이 문제를 단순한 논리나 토론으로 풀 수 없는,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사회적 상처로 진단했다.

 

박 교수와 김어준이 함께한 대화는, 계급·계층 중심이던 불평등 담론이 이제는 젠더로 무게 중심을 옮겼음을 보여준다. 박 교수는 “불공정에 대한 민감도가 성별로 이동했다”며, OECD 국가들도 겪는 변화가 한국에서 더욱 첨예하다고 분석했다. 대학 강단과 문학시장 등 문화 영역에서는 여성의 담론 주도권이 커졌고, 이에 따라 20대 남성에게는 소외와 상실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박구용 /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박구용 /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어진 논의에서는 남성 청년이 자신을 약자라 여기는 인식, 그리고 이런 심정이 분노와 정치적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과정이 짚였다. 박 교수는 우파 정당이 새로운 의제 설정에 실패하면서 젠더 갈등을 정치 동원 전략으로 삼은 현실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담론 자원에서 소외된 남성들이 젠더 이슈를 가장 큰 정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걷기만 해도 긁힌다는 식의 민감성이 극에 달했다”는 표현으로 젊은 세대가 겪는 상실감, 수치심, 그리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절망에 주목했다. 여야의 대립, 지역 통합을 뛰어넘어, 젠더 통합이 이 시대 국민통합의 핵심 과제임을 강조한 그의 말에는 철학적 울림이 담겼다. 박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본질로 2030 젠더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감각과 문화, 예술적 접근만이 해법”이라 제시했다.

 

예술을 통한 통합 방안으로는 청년 예술가 기본소득, 문화 프로젝트, 대중예술의 확산 등이 제시됐다. 박 교수는 “아이유 음악을 즐기는 남성은 극우화되지 않는다는 농담마저 나온다”며, 문화 영역이 젊은 세대 해법의 중요한 공간임을 시사했다.

 

김어준 역시 “젠더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조직적 여론조작과 정치적 전략이 작용한 결과”라며, 이 주제의 사회적 무게를 강조했다. 두 인물 모두 정치권이 젠더 갈등 문제 앞에 방관자가 돼선 안 되며, 대통령이 직접 청년 세대의 현실에 공감하고 실질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연이어 지적했다.

 

조용히 끝을 맺은 방송은, 젠더 갈등이 더는 정치의 도구로만 소비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박 교수는 “생각의 통합은 불가능할지 모르나, 예술과 문화는 감정의 혼란을 품어낼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확실하다. 젊은 세대의 상처와 사회적 단절을 어떻게 보듬고, 감각적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우리 사회 전반의 숙제로 남았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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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용#김어준의뉴스공장#이재명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