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 내레이션, 루스벨트의 사막 마지막 외교”…월드1945, 역사의 숨은 연대→세계 흔든 감정의 회담
탐색과 경외가 교차하는 사막, 김서형 내레이터의 목소리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는 역사의 숨은 장면이 되살아난다.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월드 1945’가 드러낸 첫 회 ‘욕망의 검은 피, 석유’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이븐 사우드 국왕의 비밀스러운 동맹 현장과 감정의 온도를 온기 넘치게 그려냈다. 역사상 한 번뿐인 만남, 숨죽인 회담의 폐색 속에서 김서형은 시청자와 함께 마음을 모아 그 시간을 따라간다.
제2차 세계대전의 분수령인 얄타 회담이 끝난 직후, 루스벨트는 모든 시선을 등진 채 귀국길을 멈추었다. 공개되지 않은 채선 비밀 동맹의 공간, 사막 한가운데에서 담배도, 술도 없이 오로지 존중만을 담아, 그는 ‘사막의 왕’ 이븐 사우드 앞에 섰다. 특별히 설계된 휠체어와 맞춤 항공기, 모든 것이 낯설었던 순간마다 루스벨트의 섬세한 배려와 국왕을 위한 진정성이 빛났다.

이 만남은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역사에 깊은 흔적으로 남았다. 단 하루, 서로를 향한 존중과 진심이 쌓아올린 다리는 이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긴밀한 비밀 동맹으로 이어졌다. 루스벨트는 건강이 악화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만4천 마일이라는 먼 길을 달려 마지막 외교 무대에서 운명을 건 선택을 했다. 국왕에게 기도를 위한 좌석까지 개조한 전용 항공기를 선물했고, 왕실의 신뢰와 감동을 이끌어냈다.
김서형의 치밀한 해설은 그날의 흔적과 두 지도자의 교차한 감정, 세계 패권의 결정적 전환점이 된 회담의 현장을 촘촘하게 되살렸다. 미국의 외교,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뢰, 두 사람의 교감이 뒤섞인 황량한 사막의 온기는 역사의 바퀴를 조용히 굴렸다. 카메라는 서서히 지나간 시간과 인물의 떨림,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동맹의 그림자를 포착한다.
‘월드 1945’ 1부 ‘욕망의 검은 피, 석유’는 김서형이 담아낸 섬세한 내레이션을 통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결정적 첫 상봉, 그리고 루스벨트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의 의미를 조명한다. 이윽고 시청자들은 세계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생생한 실제 촬영 영상과 함께 가까이에서 만난다. 해당 방송은 10일 밤 9시 30분 KBS 1TV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