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탄압·독재정치 규탄”…국민의힘 대구 장외집회서 민주당·이재명에 강도 높은 비판
정치적 충돌이 대구에서 다시 한 번 점화됐다. 5년 8개월 만에 열린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여야 갈등이 정면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직설적 비판이 쏟아졌다. 시위 현장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사법부 문제, ‘부정선거’ 주장까지 이어가며 보수 진영 결집 양상이 뚜렷해졌다.
21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앞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규탄대회’ 무대에 올랐다. 이날 집회는 황교안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 대표로 나섰던 2020년 1월 광화문 장외집회 이후 5년 8개월 만에 대구에서 재개됐다. 국민의힘은 현장에 7만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가 모였다고 밝혔다.

집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붉은 옷의 당원들로 붐볐고, 당협 명칭 깃발과 태극기가 곳곳에 나부꼈다. ‘헌법파괴 일당독재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애드벌룬에 걸려 행사장 상공을 돌기도 했다. 동시에 당은 ‘사법파괴 법원장악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을 병행하며 지지층 결집에 힘을 실었다.
본격적으로 집회가 시작되자,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은 “전국의 ‘2찍’ 동지 여러분 안녕하셨느냐”라고 운을 뗀 뒤, “저 민주당 놈들이 여러분을 한날한시에 묻어버린다고 해서 여러분이 안전하신지 확인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교육연수원장이 한 북토크 행사에서 “‘2찍’들은 한날한시에 싹 모아다가 묻어버리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완전히 성공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내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부정하면서 “12개 혐의, 5개 재판. 유죄취지 파기환송 재판만 속개되면 당선 무효 아니냐”고 직격했다. 무대 앞에 모인 당원들은 대형 스크린에 나온 ‘대법원장 사퇴’ 등 민주당 의원의 발언 영상에 고성과 항의를 이어가며 현장 분위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현장 곳곳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자들과 ‘부정선거’ 주장의 깃발,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추라)’ 문구 등이 목격됐다. 국민의힘은 시위 성격을 벗어난 피켓이나 깃발 자제를 사전 안내했지만, 행사 현장에서는 명확한 제지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다.
집회 말미에는 ‘국민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 수호하자’라는 대형 현수막을 등장시키는 레드웨이브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집회장 안전 확보를 위해 경찰력과 자원봉사자, 안전 펜스도 곳곳에 배치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의 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내건 당원 결집력은 현 시점 보수 정치 지형의 균열과 결집을 동시에 보여줬다.
국민의힘은 집회를 계기로 정권 비판 기조와 함께, 향후 사법·선거제 이슈 등에서 보수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이날 집회 발언을 놓고 여야 모두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