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국제대회로 병역특혜”…조은희, 예술요원 제도 실태 정조준
예술 요원을 통한 병역 대체 복무 제도를 둘러싼 병역특혜 논란이 다시 점화했다. 핵심 현안은 국제대회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국내 참가자가 대다수인 예술 경연대회가 병역 혜택의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정면으로 맞붙으며 파장이 일었다.
조은희 의원이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약 5년 간 예술요원으로 대체복무 자격을 얻은 인원은 총 86명이었다. 이 중 76명, 즉 88%는 국내에서 개최된 대회 입상자를 통해 선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공신력이나 국제적 경쟁이 보장되지 않은 채로, 국내 예술대회에서 거둔 성과로도 병역 혜택이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 의원은 “참가자의 80%가 한국 사람인데도 국제 콩쿠르라며 ‘무늬만 국제대회’로 눈속임하고 있다”며 “병역특혜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데 문체부는 눈을 감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대한무용협회가 주관한 ‘코리아 국제 현대무용 콩쿠르’의 경우 최근 5년간 한국인 참가 비중이 평균 84%, 입상 비중 역시 모두 70%를 넘어섰다. 이 대회로만 5년간 5명이 예술요원 대체복무자로 선정됐다. 또 ‘코리아 국제발레 콩쿠르’,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등 한국인 참가 비율이 60%를 넘는 무용대회 2곳에서도 5년간 17명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세 개 대회에서 배출된 병역특례자가 전체의 4분의 1을 넘는 22명에 달했다.
이 같은 통계와 지적에 대해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사실이라면 심각한 상황이라 판단한다”며 “예술요원 편입 대회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제도의 공정성 훼손 우려가 국정 감사장에 직접 오르면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요구와 함께 향후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예술요원 제도의 실효성과 관리 체계 개선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사의 신속성과 병역특례 대회 기준 정비를 놓고 후속 조치를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