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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로 RSV 예방”...모더나, 국내 백신 허가 추진에 업계 주목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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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예방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는 올해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RSV 백신(mRNA-1345)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앞서 이 백신은 2023년 6월 미국 FDA에서 정식 승인받은 바 있다. 업계는 국내 승인 심사가 본격화되며 RSV 백신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더나의 mRNA-1345는 mRNA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RSV 백신이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RSV 감염으로 인한 하기도 질환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설계됐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정보를 전달해 인체 내에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첨단 백신 기술로, 기존 백신 대비 신속한 개발과 높은 면역 반응 유도가 특징으로 꼽힌다.

RSV는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과 같이 4급 법정 감염병에 해당한다. 건강한 성인은 감염 후 자연 회복이 가능하지만 고령자, 심폐 질환 등 기저질환자에게는 입원과 중증 합병증, 사망 위험이 높다. 실제로 2023년 기준 국내 RSV 입원 환자 8976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2032명으로 집계돼 고위험군 중심의 대응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RSV는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집중 발생하며 전파력이 높고, 감염자 1명이 약 3명을 감염시킨다. 대증요법 외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핵심 대책이다.

 

초기 RSV 백신 시장은 이미 경쟁이 뜨겁다. GSK는 2023년 5월 세계 최초로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RSV 백신 ‘아렉스비’를 국내 출시했다. 임상 시험 결과, 아렉스비 1회 접종 분석에서 첫 유행 시즌 동안 예방효과는 82.6%, 기저질환 보유군에선 94.6%로 나타났다. 예방효과는 최대 세 시즌에 걸쳐 유지된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영유아 대상 RSV 예방에는 사노피의 항체주사 ‘베이포투스’가 올해 2월 국내 도입됐다. 해당 제품은 생후 12개월 미만 모든 영아에 사용할 수 있으며, 1회 접종으로 최소 5개월 이상 RSV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유아는 RSV 감염 시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 하기도감염 위험이 높고, 입원의 주요 원인이다.

 

이처럼 기존 백신의 단백질 항원 기반 방식과 달리, mRNA-1345는 바이러스 표적 유전자 정보를 직접 전달해 보다 정확하고 빠른 면역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mRNA 플랫폼 구현 경험이 풍부한 모더나가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기술적 신뢰성과 접근성 모두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RSV 백신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고령층과 영유아 중심 백신 경쟁이 본격화된 상태다. 미국 FDA, 유럽 EMA는 이미 RSV 백신 허가 체계를 갖추고 관리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약처가 임상 자료와 안전성, 효능 검증에 방점을 두고 신속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 보완, 접종 대상 확대 등 규제 당국의 최종 판단이 시장 지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층, 기저질환자, 영유아는 중증 합병증과 사망 위험이 높아 예방 백신의 신속한 도입이 요구된다”며 “치료제로 대체 불가한 상황인 만큼, 추가 백신 후보의 개발과 도입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mRNA 기반 RSV 백신이 실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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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mrna-1345#rs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