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메이요, 암 병리 AI 혁신”…면역항암제 치료 정확도→의료진 판단 변화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IT·바이오 융합 기술이 국내외 연구진에 의해 구현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정재호 교수를 주축으로,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가 협력해, 환자의 암 조직 병리 이미지를 인공지능이 다각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면역항암제 효능을 예측하는 AI 플랫폼, MSI-SEER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의 육안 진단 한계를 넘어, 치료법 선정의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끔 유도하지만, 모든 암환자가 동일한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까닭은 암세포 내 유전적 특성, 특히 고빈도 마이크로새틀라이트 불안정성(MSI-H)에 따라 치료 반응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MSI-H 보유 여부 판별은 지금까지 현미경 염색 방식에 주로 의존해왔으나, 환자마다 암세포의 이질성과 미세 환경 차이로 인해 진단의 사각지대가 상존했다. 연구진이 도입한 MSI-SEER는 암세포 병리 사진 전체를 수천 개의 이미지로 분할, 각각에 대해 MSI-H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추론한다. 이 과정을 거쳐, 미세하게 숨은 특성까지 식별하고, 의사에게 치료 적합성 그리고 예측 신뢰도까지 함께 제공한다.

임상시험에 따르면, 기존 검사법에서는 MSI-H 미검출로 면역항암제 대상에서 제외된 위암·대장암 환자를 MSI-SEER는 정교하게 양성군으로 분류해 실질적 치료 기회를 제시했다. 실제로 해당 환자들은 면역항암제 투여 후 의미있는 치료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기반 분석이 맞춤형 항암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정재호 교수는 “AI가 환자의 암병리학적 특성을 미시적으로 조명함으로써, 의사의 처방 결정이 보다 정교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밴더빌트대학교 황태현 교수 또한 “AI와 전문의의 협업이 혁신의 서막”임을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npj 디지털 메디슨’ 최신호에 실리며, 글로벌 정밀의료 발전의 흐름을 새롭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