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라두카누 손잡기”…US오픈 혼합복식 혁신→세계 정상급 총집결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뉴욕의 햇살 아래, 매해 반복되던 혼합 복식 엔트리 발표가 올해는 단숨에 세계 테니스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줍은 미소로 악수를 나누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에마 라두카누, 그리고 잭 드레이퍼, 이가 시비옹테크, 오사카 나오미 등 남녀 단식 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복식 파트너를 맞춰 US오픈 코트에 돌아온다. 변화의 바람이 점점 무르익으며 복식 무대의 분위기마저 달라졌다.
2024 US오픈 테니스대회 혼합 복식 부문은 8월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다. 해마다 상위 랭커들의 외면 속에 조용히 치러졌던 무대였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노바크 조코비치와 올가 다닐로비치, 얀니크 신네르와 에마 나바로 등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참가 의사를 밝혔고, 이가 시비옹테크-카스페르 루드, 오사카 나오미-닉 키리오스 등 이색 조합도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변화의 배경에는 상금과 일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까지 혼합 복식 일정이 단식과 겹치고, 우승 상금 20만달러에 머무른 탓에 톱플레이어들은 주로 참가를 꺼렸다. 하지만 올해는 우승 상금이 100만달러로 다섯 배 이상 증가해 단숨에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달라졌다. 또한 8월 19~20일 이틀에 걸쳐 혼합 복식이 먼저 열리고, 단식 본선이 8월 24일 시작돼 체력 부담이 덜해졌다. 이에 따라 남녀 단식 상위 11명 중 각 10명, 총 20명의 거물급 선수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출전 조합에서도 새 역사다. 알카라스-라두카누, 잭 드레이퍼-정친원, 그리고르 디미트로프-아리나 사발렌카, 스테파노스 치치파스-파울라 바도사 등 세계 테니스 팬들이 꿈꿨던 콜라보가 현실이 됐다. 팬들은 SNS를 통해 “매치업만으로도 결승 티켓 값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회 운영 방식 역시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본선 진출팀을 32개에서 16개 조로 줄이고,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를 4게임 선취 단세트로 진행한다. 매 게임 듀스 없이 바로 승부가 갈리고, 3세트 매치 타이브레이크는 10점 선취제다. 상위 8팀은 단식 랭킹으로 자동 진출하고, 남은 8개 조는 미국테니스협회가 별도 선정한다. 익숙했던 룰과 진입장벽이 낮아진 구조 속에, 복식 전문 선수들의 비중이 줄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그러나 미국테니스협회는 “스타 선수 대거 출전으로 흥행을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US오픈 최종 엔트리는 7월 말 확정된다. 8월 본선이 펼쳐질 무렵, 뉴욕 코트에서는 테니스 계의 상징적 이름들이 복식 우승 트로피를 향한 치열한 승부를 펼치게 된다. 대회의 모든 순간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각인될지, 변화의 무대 위에 전 세계의 이목이 다시 한 번 쏠리고 있다.
훈풍이 깃든 8월의 뉴욕 코트, 라켓 끝에 담긴 긴장과 설렘의 파동은 스포츠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운다. 혼합 복식 무대에 모인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진귀한 조합은 경계를 넘어선 교감의 기록으로 남을 예정이다. 2024 US오픈 테니스대회는 8월 19일부터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