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지능인가, 도구인가”…미나스 카파토스, 인류와 과학의 본질 되묻다
양자역학, 인공지능, 기후변화는 21세기 과학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자물리 분야 석학 미나스 카파토스 미국 채프먼대 전산물리학과 석좌교수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과학, 철학, 불교 모두 대화와 토론을 통해 진리에 다가간다”며, 기술 발전이 개인의 마음·의식·대화의 가치와 깊이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인터뷰를 ‘인류과학 본질 논쟁의 분기점’이자 AI 활용 방향, 기후위기 해법 모색의 단초로 보고 있다.
카파토스 교수는 기존 양자역학이 단지 원자·입자 등 미시세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마음(mind), 의식의 역할까지 거론하는 ‘확장된 패러다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불교 역시 본질적으로는 지식과 철학에 가깝다”며, 대화와 토론을 통한 진리 탐구가 과학, 불교, 심지어는 최신 AI 연구에도 공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양자역학의 ‘관찰자 효과’는 마음의 역할, 즉 관찰 주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불교적 사유와 연결된다.

기후변화 논의에 대해서도 그는 “정작 인류는 지금 ‘맞는 질문’을 하지 못한 상태”라며, 과학적 해법 이전에 올바른 문제의식과 성찰 과정이 필수임을 짚었다. 최근 국내외 기초과학계까지 AI 연구가 급속히 확산되는 흐름에 대해서는 “AI는 본질적 지능이 아니라, 도구적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에 가깝다”며, ‘AI’ 용어의 엄밀성이 부족함과 산업계·대중 마케팅 측면을 비판적으로 제기했다. AI가 인간처럼 진정한 인텔리전스를 가졌다고 정의하기 위해서는 마음·지성의 개념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카파토스 교수는 자신이 참여 중인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들에서도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후·생물·화학 분야 응용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다만 “AI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므로, 실제 지능적 사고나 자율적 의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AI 활용이 급증하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제기되는 윤리적·법적 논의와도 맥을 같이한다.
특히 그는 “진보와 발전은 모든 위기와 실수의 과정 속에서 이뤄졌다”며, 인류가 기후위기, 극단화, 양극화 등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도 ‘너 자신을 알라’는 자기성찰적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교육법과 불교의 심층적 대화(선문답)의 공통점으로도 해석됐다.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가치 기반의 토론문화와 질문 자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노벨물리학상 수상 연구처럼 ‘거시세계까지 확장된 양자역학’, AI와 대화하는 과학 연구, 그리고 기후위기 해법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경계는 지속적으로 넓어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과학·철학·윤리의 대화가 산업·정책·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논의가 실제 시장과 제도, 연구 현장에 어떤 방향성을 던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