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흑산도 바람 머금은 홍어삼합”…백반기행, 목포식 밥상에 깊은 탄성→단맛의 여운
은은하게 달콤한 바다 내음과 함께 시작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속 목포 밥상이 시청자를 유혹했다. 조훈현이 특별 게스트로 등장해 허영만과 함께 흑산도 홍어의 진면목을 만났다. 맛과 역사가 뒤섞인 목포의 식탁에는 두 사람의 표정만큼이나 깊은 온기가 오갔다.
죽교동 작은 홍어집에서 내어진 한상은 숙성의 향과 질감이 완벽히 녹아든 홍어삼합, 그리고 홍어애, 홍어무침, 홍어껍질묵까지 한 폭의 미각 회화를 그려냈다. 석 달간 묵힌 흑산도 홍어를 조훈현은 한 입 베어물며 특별한 산미와 부드러움을 동시에 발견했다. 그는 “쏘진 않는다. 뼈가 씹히는 맛이 아삭하고 좋다”라고 말했고, 허영만 역시 긴장과 호기심 사이에서 “괜히 긴장했다”고 솔직한 소감을 내비쳤다.

특별하게 내어진 생홍어가 조훈현의 앞에 놓이자, 그는 “회랑 크게 다르지 않다”며 세꼬시 같은 식감의 신선함에 감탄했다. 반면 숙성 홍어와 달리 부드럽고 단맛이 도드라진 생홍어는 허영만의 미각을 더욱 각성하게끔 만들었다. 홍어애는 조훈현의 표현 그대로 “스르륵 넘어가는 부드러움”이었다. 허영만 또한 “입 안에 들어간지도 모르게 사라진다”고 말해 깊은 여운을 전했다.
홍어삼합의 진짜 정수는 바로 물렁뼈와 살코기가 어우러지는 순간에 있었다. 허영만은 “물렁뼈가 감싸고 있는 걸 으깨서 속으로 들어가면 아주 부드럽고 단맛이 확 올라온다”며, 긴 시간 숙성한 홍어의 반전 미각에 미소를 보였다. 숙성 홍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맛보고, 목포의 풍요와 땀방울이 스며든 밥상이 주는 감동까지 전해졌다.
국내 최초의 바둑 9단이라는 장인의 위엄을 지닌 조훈현과 만화가 허영만의 만남에서, 전남의 옛맛과 사람 내음이 오롯이 살아났다. 두 사람을 흑산도 홍어삼합이 엮어주는 밤, 백반기행은 다시금 미각 여행의 본질을 새겼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깊고 소박한 한끼의 힘을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50분 허영만의 해설과 함께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