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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아닌 국민의 뜻 수렴해야”…정청래, 민주당 원로 쓴소리 직면
정치

“당원 아닌 국민의 뜻 수렴해야”…정청래, 민주당 원로 쓴소리 직면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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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이 다시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이 정청래 대표 앞에서 당원 중심의 개혁 노선에 쓴소리를 이어가며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초청 간담회에서는 원로 정치인들이 정 대표를 향해 “당원만이 아닌 국민 전체의 뜻을 수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원기, 임채정, 정세균, 문희상, 박병석, 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대체로 정청래 대표가 강조해온 ‘전광석화 식’ 개혁에 원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지나친 속도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당정간 협력과 정치 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윤석열 정부 파멸 근저에는 정치 실종이 있었다”며,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데 공감하지만 집권여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원이 아닌 국민의 뜻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 역시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처리하겠다는 대목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과유불급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욕이 앞선 결과가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낫지만, 지나치면 안 된다”며 신중함을 주문했다. 문 전 의장은 또 “대통령이 통합을 내세웠는데 급진적 개혁만으론 부족하다. 현재 정치가 붕괴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정 대표의 내란청산 발언에 대해 "역사적 맥락상 옳은 구상"이라고 평가하며도 “그러나 과격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개헌과 사회·노동 개혁에 관한 제안도 나왔다. 이해찬 전 대표는 "올해 말까지 언론개혁, 검찰개혁, 지방선거와 개헌까지 중요한 시기"라며 “이제는 국민주권과 당원주권이 모두 존중되는 소통의 민주사회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22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 4년 중임제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개헌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최근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 속 국내 제조업 공동화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완화와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다원화, 재정지원, 노동정책 등은 민주당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는 고문단 발언에 대해 “귀한 말씀들이 당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3개월에 한 번씩 고문단을 모셔 조언을 듣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모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민주주의와 경제 회복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는 집권여당의 개혁 노선과 원로 정치인들의 신중론이 맞서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고문단의 제언을 참고해 개혁 추진의 속도와 방식을 재조정할지 주목된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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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더불어민주당#정세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