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WGA 제명 심경 폭발”…‘동조자’ 집필 논란→불복 대신 정면 해명
박찬욱 감독이 ‘동조자’ 미국작가조합(WGA) 제명에 대해 그간 참고 쌓아왔던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화창했던 창작의 시간 이후, 규정 위반 의혹과 제명 통보에 감정의 파고가 깊어진 박찬욱은 침묵 대신 직접 해명을 택했다.
박찬욱 감독의 제작사 모호필름은 대본 집필이 파업 전 완전히 끝났으며, HBO의 요청에 따라 후반 편집 과정에서 편집적 논의만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실제 새로운 대사 작성은 파업이 종료된 이후에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미국작가조합은 이를 각본 집필로 간주해 조사를 시작했다. 억울함을 토로한 박찬욱은 “작가들과의 논의였을 뿐, 추가 집필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WGA는 박찬욱 감독과 ‘동조자’ 공동 작가인 돈 맥켈러를 파업 규정 위반 혐의로 회원 명단에서 제명했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조합이 보장하는 임금 및 수익분배, 복지 혜택까지 상실하게 되었으며, 미국 내에서 공식 작가 활동 역시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미국 영화계에서 상징적 무게를 지닌 WGA 제명이라는 조치가 한순간에 박찬욱 작품의 미래와 권리를 격랑의 중심에 놓은 셈이다.
모호필름 측은 청문회를 거쳐 박찬욱과 돈 맥켈러가 고의적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소명했음을 부각시켰으나, 실무 위원회가 아닌 이사회에서 ‘제명’이라는 중징계가 최종 확정됐다고 전했다. 항소하지 않은 배경에는 신작 ‘어쩔 수가 없다’ 제작과 장기 소송 부담이 있었다는 현실적인 고충도 명확히 드러났다.
‘동조자’는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7부작 드라마로, 베트남 전쟁 후 미국으로 망명한 스파이의 이중적 삶을 그린다. 여기에 호아 수안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산드라 오 등의 명배우가 출연해 방영 당시 깊은 성찰을 남긴 바 있다. 박찬욱은 공동 제작과 집필, 연출을 모두 맡으며 현지 제작 환경과 세계적 창작 질서의 한복판에서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번 WGA 제명 사태는 창작의 경계, 글로벌 작업 환경의 불확실성, 그리고 작가의 권리가 복잡하게 교차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은 앞으로도 소속이나 경계와 무관하게 창작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세계관과 작가정신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으로, 최근 전 세계 시청자에게 색다른 울림을 남기며 종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