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천무, 에스토니아 군 현대화 앞장”…안규백·페브쿠르 장관, 방산 MOU 체결
한-에스토니아 국방 협력이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이 2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다. 양국은 에스토니아 군 현대화와 한국 무기체계 수출이라는 전략적 목표 속에서 군사 협력의 폭을 넓혔다.
안규백 장관은 회담에서 “2018년 에스토니아가 국산 K9 자주포를 도입한 이후 양국 방산협력이 꾸준히 심화되고 있다”며 에스토니아의 군 현대화 사업과 연계해 천무 시스템, 레드백 장갑차 등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에스토니아 측은 국산 천무 다연장로켓에 대한 도입 검토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실무 협의 채널을 가동해 천무 구축과정에서 국방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 방사포와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핵심 화력자산이다. 최대 사거리 80km, 고폭유도탄과 분산유도탄을 모두 운용할 수 있어 군 현대화를 추구하는 에스토니아에도 적합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 2018년에 K9 자주포를 전력화한 에스토니아는 최근 추가 무기 체계 도입을 검토하며 방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번 천무 양해각서 체결은 양국 간 신뢰를 토대로 한 단계 진전된 기술협력으로 평가된다.
이와 별개로, 안규백 장관은 이날 방한 중인 안제이그집 폴란드 하원 국방위원장 등 폴란드 하원 국방위 의원단을 접견했다. 그는 "폴란드군이 도입한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는 우수한 성능으로 폴란드 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잠수함 사업 등 방산 분야의 추가 협력을 제안했다.
폴란드는 8조원 규모 해군 현대화 프로젝트인 오르카 사업을 추진 중이며, 신형 잠수함 세 척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는 한화 그룹이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방산 협력이 확장될지 주목받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번 회담과 양해각서 체결 후 방산 협력의 이행 절차와 지원방안을 실무적으로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조만간 에스토니아 천무 도입을 위한 지원협의를 본격화하고,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와도 잠수함 등 대형 방산 프로젝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