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분할로 글로벌 신뢰 제고”→위탁생산·바이오시밀러 경쟁력 촉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의 인적분할을 단행하며, 복합적인 산업 구조의 해소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중대한 변화를 선언했다.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드문 대규모 사업 분할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시장의 정책 불확실성 증대, 고객사와 투자자 간의 이해충돌 문제로부터 촉발된 것으로, IT·바이오 업계의 향후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승호 부사장은 22일 온라인설명회에서 “사업적 이해 충돌을 근원적으로 해소함으로써 글로벌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각 사업부문의 본연 가치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번 분할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약사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기존 사업과, 그들과 직접 경쟁하게 되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동일 법인 내에 혼재됨에 따라 고객사로부터 운영상 오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약가 인하 등 대외 요인이 겹치면서 사업리스크가 심화돼, 두 사업의 철저한 분리를 시도하게 된 것이다. 

이번 분할 방식은 단순·인적분할 구조로 추진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으로, 그리고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미래 투자 기능을 담당하는 지주회사로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두게 된다. 이에 따라 각 회사는 사업 특성에 맞는 독립경영 체제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리스크의 근원적 제거와 글로벌 고객 신뢰 회복,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본연의 바이오 투자 활성화 외에도, 사외이사 중심 경영체제, 5대 이사회내위원회 설치, 정례 IR 활동 등 선진 지배구조 확립에 방점을 둘 예정이다.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 여부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 김형준 부사장은 “기업 가치 제고는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지만, 단기적으로 상장 계획은 없다”고 밝혀, 각 회사의 성장전략이 장기적 안목에 의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중복상장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5년 간 바이오에피스의 중복상장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IT·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적분할이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 두 영역의 기업가치 시너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동시에, 이해상충 해소와 효율적 경영체계 확립을 가능케 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벤처 투자, 인수합병 등을 통해 미래 바이오 플랫폼 영역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국내 바이오산업의 혁신 선도자로 자리매김할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