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 루푸스, 얼굴 반점 신호”…젊은 여성 중심 조기진단 중요성 부각
자가면역 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가 산업적 관심을 끌고 있다. 면역체계가 돌연 신체 조직을 공격하는 이 병증은 얼굴에 나비 모양의 붉은 반점, 만성 피로, 관절통 등 비특이적 증상으로 시작돼, 심장·폐·신장 등 주요 장기에 치명적 손상을 남기기도 한다. 업계는 루푸스의 조기 진단이 환자 예후에 결정적 변수로 판단한다. 나비발진 등 초기 증상을 놓칠 경우, 질환 특성상 후유증이 심화돼 ‘자가면역질환 관리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루푸스는 면역계가 자가 조직을 공격해 발생하는 전신성 염증성 질환이다. 15~44세 가임기 여성에게 주로 발병하며, 세계적으로 500만명, 국내 환자는 3만2497명(2023년 기준)에 달한다. 환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다. 얼굴 양 볼 부위의 나비 모양 홍반과 함게 입안 궤양, 탈모, 부종, 체중 감소, 관절통, 흉막염, 신부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발현 부위가 신장·뇌신경계·혈액 등 어디든지 될 수 있어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으로 불린다.

면역·바이오 분야 전문가들은 루푸스 진단이 까다로운 이유로 증상의 다양성, 그리고 만성적 경과(수주~수년)가 혼재되는 점을 꼽는다. 확진을 위해서는 면역글로불린·항핵항체·보체(C3/C4) 등 바이오마커 분석과, 피부·신장 조직검사, 영상진단 등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유전체 기반 진단법 및 인공지능(AI) 활용 환자 모니터링 기술도 연구 중이다. 기존보다 더 조기 단계에서, 세포·분자 수준의 면역변화 감지를 가능하게 해 진단 정확도의 상향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치료는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투여로 이뤄진다. 주요 장기를 침범할 경우에는 고용량의 약물 및 혈장교환술 적용이 고려된다. 약물치료 외에도 자외선 차단, 규칙적 운동, 칼슘 및 비타민D 보충 등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장기 예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가임기 여성·청년층 환자가 많아, 질환 조기 발현 시 삶의 질 저하와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점이 강조된다.
미국에서는 셀레나 고메즈, 국내에서는 최준희씨 등 유명인의 투병 사례가 공개되면서, 희귀질환이 아닌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인식 전환이 이뤄지는 추세다. 신약 및 혁신 진단법 경쟁도 국내외서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는 환자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연구와 희귀질환 관리 패러다임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국내 의료진은 “루푸스는 증상 상황이 모두 달라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장·뇌 등 생명 장기에 급격한 손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루푸스 진단을 받은 환자 또는 가족에게는 막연한 불치병 공포보다, 조기진단 및 전문적 치료·생활관리로 장기 합병증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산업계는 맞춤형 진단·치료 기술 개발은 물론, 환자 관리 플랫폼 시장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조기 진단 및 생물학적 제제 치료법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환자 중심 데이터 연구와 윤리적 진단 표준화 역시 산업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