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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수, 눈빛 너머 흔들림”…미지의 서울 심장 저격→잔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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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수, 눈빛 너머 흔들림”…미지의 서울 심장 저격→잔상 깊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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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도시의 침묵을 뚫은 것은 류경수가 빚어낸 한세진의 얼룩진 눈빛이었다. 탐색하듯 곁을 스치던 시선, 무심한 어투 아래 겹겹이 쌓여 있던 상처와 배려가 담담히 스며나온다. 처음엔 꽁꽁 언 마음만 남은 듯했으나, 한세진은 폭우에 젖은 골목에서 외롭게 절규하며 내면의 온기를 천천히 드러냈다. 

 

낡은 의자를 지키던 손끝이 전하던 애틋함과, 예상치 못한 유미래의 방문에 잠시 번질 듯한 미소까지. 담담하게 이어진 대사와 깊은 눈빛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시청자는 어느 순간부터 한세진의 벽 너머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마다 흔들리는 진심을 짙게 느낀다.

“차가운 듯 따뜻한 눈빛”…류경수, ‘미지의 서울’ 심장 저격→시청자 몰입
“차가운 듯 따뜻한 눈빛”…류경수, ‘미지의 서울’ 심장 저격→시청자 몰입

‘미지의 서울’ 8화에서 한세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유려하게 펼쳐졌다. 할아버지를 대하는 간절한 소망, 닳아버린 작업복에 밴 손때의 정, 폭우 속에서 무너져내린 일상까지. 한세진의 외침은 지극히 차분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뜨거움이 숨는다. 유미래가 조심스레 마음을 건네는 순간, 복잡하게 일렁이는 감정의 물결이 멈추지 않는다. 류경수는 냉정함과 따스함, 상처와 회복의 경계를 혼연일체로 보여주며 캐릭터의 깊이를 더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유미래가 “생각나는 곳이 농장뿐이었다"고 털어놓자, 한세진의 미소는 여전히 미완성이었다. 소문에 대한 유미래의 불안에도, 그는 “그 소문이 좋다"고 말하며 평범하지 않은 반전을 그려낸다. 말투는 담담하지만, 마음 깊은 곳의 불확실함과 희망이 엇갈려 스며든다. 날카로운 얼굴 아래 갑자기 스며드는 온기가 두 사람의 관계와 더불어 한세진의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끈다.

 

류경수는 절제미와 디테일의 극한에서 한세진의 일렁이는 감정을 설득력 있게 구현한다. 단단한 존재감과 사려 깊은 표정 하나로 극을 이끌며, 인물의 사소한 떨림마저 생생하게 전했다. 작은 변화에도 깊게 흔들리는 눈빛, 비 내리는 밤 의자에 남은 손자국, 아직 끝내 전하지 못한 속마음의 조각들이 화면 너머로 번져간다. 매 화를 거듭할수록 류경수의 한세진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시청자의 마음속을 차지해간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된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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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수#미지의서울#한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