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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부터 국수까지”…백 년 장터의 낭만, 예산장터 삼국축제에 스며들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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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한 그릇이 곁에 놓인 온기, 바로 그 공간에서 도시인들도 낯선 정을 배운다. 예전엔 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오랜 추억과 이야기가 숨 쉬는 지역의 일상이 됐다.

 

요즘은 깊은 맛의 국밥이나 담백한 국수 한 그릇을 찾아 일부러 장터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이 많다. ‘예산장터 삼국축제’가 열리는 예산상설시장은 삼국(국화, 국밥, 국수)이 어우러진 미식의 거리로,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어깨를 맞대고 음식을 나누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SNS에는 “국수 한 젓가락이 오랜 기억을 깨운다”, “뜨거운 국밥 한 숟가락에 피로가 녹는다”는 체험담이 속속 공유된다.

국밥부터 국수까지…‘예산장터 삼국축제’ 충남 예산에서 열린다
국밥부터 국수까지…‘예산장터 삼국축제’ 충남 예산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소셜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예산장터 관련 언급이 최근 2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 한켠에서는 삼국 먹거리존이 북적이고, 직접 도장을 찍으며 음식의 역사를 배우는 미션스탬프 프로그램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역 청년작가가 연출하는 ‘아날로그TV’ 국화 트릭아트 전시와 추억의 LP음악회까지, 오랜 장터가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돼간다.

 

전문가들은 “장터 축제가 단순한 먹거리 체험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유대와 문화적 자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한다. 한 축제 기획자는 “음식이 전하는 온기와 골목에 깃든 이야기가 요즘 소비자들의 마음에 닿고 있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젠 시장 방문이 가족의 소소한 이벤트가 됐다”, “환경까지 생각한다니 더 의미 있네”처럼, 시대의 감각을 담은 피드백이 이어진다. 다회용 기구 사용과 제로웨이스트, 자가발전 자전거 등 친환경 실천을 체험한 방문객들은 “작은 변화지만, 진짜 가치가 느껴진다”고 마음을 나눈다.

 

예산장터 삼국축제의 씬에는 단순한 음식의 즐거움이 머무르지 않는다. 오랜 시대를 이어온 시장의 소박한 정서, 주민들이 연결해온 손길,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문화적 감수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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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장터삼국축제#예산상설시장#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