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할례 피해 급증”…남아공, 성인식 희생자 39명 늘어 논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는 전통 성인식 과정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39명의 청소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울왈루코’로 불리는 이 의식은 남아공 코사족이 ‘진짜 남자’로 인정하기 위해 반드시 거치는 통과의례로, 16세에서 26세 사이의 소년들이 외딴 움막에서 수주간 합숙하며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성인식 학교’에 들어가 엄격한 규율을 따르며, 해당 의식을 통과하지 않으면 부족사회에서 성인 대우, 결혼, 회의 참여 등이 제한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고대 방식의 할례 시술로, 위생적이지 못한 도구(녹슨 칼, 무뎌진 면도칼 등)가 사용하는 점이다. 시술자는 대부분 정식 의료 훈련을 받지 않은 전통 시술자다. 할례 과정에서 탈수, 패혈증, 괴사 등 치명적 합병증이 잇따르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올해 ‘사망자 제로’라는 목표를 내걸었으나, 수십 명이 희생되는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0년 이후 최근 5년간 누적 사망자는 361명에 이르고, 음경 절단 등 심각한 장애 피해도 급증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전통문화와 근대 공중보건 시스템의 충돌이라는 측면에서 국제적 이목을 끌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2029년까지 무자격 시술자를 퇴출하고 모든 시술자의 자격 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강한 문화적 압력, 불법 성인식 학교의 난립, 부모 세대의 방임이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파르헤이트 철폐에 앞장서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를 포함, 현지 전문가들은 “전통을 존중하되 의료인의 감독과 안전 기준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해왔다. 실제로 전국전통지도자협회는 “80% 이상의 피해가 불법 성인식 학교에서 비롯된다”며 전통 남용에 대한 처벌과 감시를 요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성인’ 자격 부여의 필수절차로 여겨진 이 의식이지만, 탈수, 괴저, 패혈증 등 중대한 의료 합병증이 여름철 집중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선 보건 전문가 그룹은 시기 변경 또는 의식 방식 개선 논의 역시 병행돼야 한다는 시각을 내놨다.
현지에서는 의료 윤리와 전통의 경계, 정부의 실효적 규제 방안이 남아공 차원의 공중보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실제 관행 개선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사 사망·장애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문화 문제가 아닌 생명·안전과 직결된 공공의료 이슈임을 강조하며, 안전한 의식 진행을 위한 제도·교육·지역사회 인식 혁신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