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4%대 급락”…외국인 매도에 인버스 ETN 급등
11월 5일 국내 증시가 장 초반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4% 넘게 급락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고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해외 증시 약세가 겹치며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인버스 ETN 등 헤지 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관망세와 단기 리스크 회피 성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4분 기준 코스피는 3,932.26으로 전일 대비 4.60% 하락했으며, 장중 한때 3,930.16까지 저점을 낮췄다. 상승 종목은 75개에 불과했고, 하락 종목이 827개에 달하는 등 하락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됐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975억 원, 2,782억 원씩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5,402억 원 순매도가 지수 하락을 더욱 키웠다. 코스닥 역시 881.20으로 4.90% 급락하며, 상승 117개·하락 1,544개 종목으로 시장 전반의 약세가 심화됐다. 수급 흐름은 개인과 외국인 쏠림 현상이 엇갈리는 가운데, 코스피의 외국인 대규모 매도가 뚜렷했다.
![[표] 11월 5일 증시 시황](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05/1762304427357_389376929.jpg)
시장 충격 확대 배경에는 전일 미국 증시 3대 지수의 동반 급락, 초대형 기술주 고평가 논란, 글로벌 반도체주 약세가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영향이 컸다. 여기에 국내에서 최근 단기 급등 구간의 차익 실현 욕구와 금리 경로 불확실성, 환율·지수 변동성 이슈 등이 동시에 노출돼 프로그램 매도세와 파생상품 연계 매매가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내수·방어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판매업체는 2.04%, 다각화된 통신서비스는 1.48% 상승했다. 통신·유틸리티 등 안정적 실적 기반의 종목에 저변 확대와 배당수요 유입이 포착됐고, LG유플러스·KT 등 주요 통신주가 강세를 보였다. 반대로 성장 프리미엄이 높은 기술·테마주는 해외 충격과 호재 소멸, 이벤트경계 심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종목별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10,500원으로 상한가(29.95%)를 기록하며 하락 장세 속에서도 예외적 강세를 보였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우도 22.48% 급등했다. 지수 급락에 따라 인버스 및 레버리지형 ETF·ETN 상품이 일제히 반사 이익을 얻었다. 키움 인버스 2X K방산 TOP5 ETN(9.94%), 하나 인버스 2X K방산TOP10 ETN(9.58%), 미래에셋 인버스 2X 코스피200 선물 ETN(8.10%) 등 헤지 목적의 상품들에 투자 수요가 컸다. 개별주 중 HLB글로벌(18.22%), 일동제약(12.38%) 등 테마·모멘텀 종목들도 변동성 장세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에이비프로바이오(29.95%), HLB바이오스텝(27.00%), 노타(23.45%) 등 바이오 및 신기술주 일부가 상한가·급등세로 역주행했다. 경남제약(20.17%), 신테카바이오(22.17%) 등 개별 이벤트성 재료가 뚜렷한 종목에 매기가 이어졌다. 전방위 하락장 속에서 오히려 특정 테마주 중심으로 단기 수급이 몰리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수급 전환이 증시 변동성의 본질적 요인으로 재부각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9월 19일과 24일 각각 1조 9,020억 원, 1조 4,966억 원씩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대규모 매도세에 나섰다. 기관 역시 장대규모 순매수·매도가 날마다 반복되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 같은 고빈도 대량 수급 전환은 파생·프로그램 매매 등으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선물 매도와 연계한 프로그램 매물 확대로 낙폭이 커졌지만, 단기적으로 하락폭이 커질 경우 매수세 유입이나 숏커버에 의한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ETF 움직임에서도 변동성 확대가 확인됐다. 성장주·테마주 중심 ETF 낙폭이 컸으며, KODEX 200(-3.87%), KODEX AI반도체(-6.30%) 등 주력 ETF 대부분이 크게 내렸다. 안전자산 성격의 TIGER KRX금현물마저 -0.94%로 방어에 한계를 드러냈다. 시장 전반이 익스포저 축소, 리스크 헷지에 초점이 맞춰진 결과다.
당분간 증시는 외국인 현·선물 매매 동향, 미국 FOMC 등 대외 변수, 금리·환율 변동성, 프로그램 매매 방향성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을 계기로 저점 매수 유입과 반발랠리 가능성 등 단기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