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대사에 차지훈 임명”…이재명과 사법연수원 동기 발탁, 외교라인에 ‘측근 중용’ 신호
외교 라인에 대한 ‘측근 교체’ 신호가 감지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법무법인 화우의 차지훈 변호사를 주유엔대사로 임명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인사가 외교 현장에 본격 투입되는 분위기다.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23일, 뉴욕)을 앞두고 이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주유엔대사는 아그레망 절차 없이 임명된다”며 “차 대사의 임명 절차가 이날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주유엔대표부 교체는 향후 대통령의 글로벌 전략과 외교 무대 입지를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차지훈 신임 대사는 사법시험 28회(사법연수원 18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시기·기수를 함께 한 동기다. 특히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변호인단으로 참여,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었던 이력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연수원 시절 학회 활동 등으로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 대사는 전남 순천고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카대 대학원에서 법학석사(LLM)를 취득했으며, 법학 박사 과정도 수료했다. 주요 이력으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활동, 경찰청 인권위원회 위원,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 전문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등을 두루 거쳤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법률통’ 측근을 외교선봉에 내세운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외교 실무 경험보단 신임과 친분에 방점이 찍힌 인사”라며 견제구를 던졌고, 여권에서는 “‘글로벌 외교 무대에 강한 법치와 개혁 메시지를 보낼 카드’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인권·사법개혁 경력이 대북·국제인권 이슈 대응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하며 새 주유엔대사를 전진 배치한 점을 두고, 외교라인 전반에 ‘친정 색채’가 짙어질 거란 분석도 나온다. 국제사회와의 협상을 앞둔 9월 정국에서 대통령 측근의 등판이 한국 외교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차지훈 대사와 함께 유엔총회 주요 의제 대응안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주유엔대사 인사와 맞물린 외교라인 쇄신을 두고 치열한 평가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