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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클리프 목걸이 진품, 증거인멸 우려 결정적”…김건희 구속영장 발부 파장
정치

“반클리프 목걸이 진품, 증거인멸 우려 결정적”…김건희 구속영장 발부 파장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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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다시 한 번 권력 핵심을 둘러싼 치열한 법적 공방전이 벌어졌다. 김건희 여사 구속영장 발부를 두고 특검팀의 치밀한 증거 제시와 반론이 맞붙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둘러싼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법원의 구속 판단 배경에 증거 인멸 우려, 범죄 중대성 등 구체적 사유가 언급되며 권력 핵심 주변의 위기감이 감지된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절차와 의견서에서 증거 인멸 우려를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특검팀은 특히 심사 과정에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을 증거로 제시하며 김 여사의 기존 진술에 치명적 신빙성 붕괴를 유도했다.

문제의 목걸이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 스페인 회의 참가 당시 착용했던 것으로, 처음에는 재산 신고 누락 논란, 이후 뇌물 수수 의혹으로 파장이 확산됐다. 김 여사 측은 당초 지인에게서 빌렸다고 해명한 이후, 지난 5월 검찰 진술서에는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설명, 최근 특검 조사에선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특검팀은 서희건설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해당 진품 목걸이를 제공했다는 자수서와, 목걸이 반환 정황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주거지에서 가품이 발견된 점도 수사 대비 의혹으로 제시됐다.

 

특검팀이 제출한 847쪽 분량 구속 의견서 상당 부분에는 김 여사와 주변인의 증거 인멸 시도 정황이 포함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 파면 직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노트북을 포맷하고, 파면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하면서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은 점, 행정관 유경옥·정지원 등 ‘문고리 3인방’도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상황을 열거했다. 또 김 여사가 첫 소환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거짓 진술을 일관한 점 역시 증거 인멸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구속영장 발부 배경에 ‘범죄 중대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이 각각 시장경제 질서, 정당 민주성, 정교 분리라는 헌법 질서와 직결된다며, 이 사안들이 갖는 헌법적 중대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맞서 김 여사 측은 “특검이 주장하는 범죄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법 적용이 현저히 잘못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특검팀이 제시한 물증과 진술만으로도 혐의가 소명됐다며, 구속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해 여야 정치권은 격렬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정당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여권 전체에 도덕성 위기가 덮칠 것”이라고 강조한 반면, 여권 내부에서는 “정치적 수사, 표적 기획”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일부 시민사회와 전문가 그룹에서는 “사법 절차를 통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수사는 향후 주변 인물에 대한 추가 조사를 예고하고 있어, 여론의 촉각이 더욱 곤두설 전망이다. 정치권은 김 여사 구속영장 발부를 계기로 책임론과 진상 쟁탈전에 돌입한 분위기다. 정국은 당분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집권세력, 특검팀의 공방을 중심으로 긴장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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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팀#반클리프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