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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한일 정상회담서 신뢰와 실용 담금질”→셔틀외교 복원 신호탄에 한미일 공조 부각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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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회담을 열며 한일관계의 새로운 계단을 밟아 나가기 시작했다. 취임 14일 만에 국제 외교 무대에 선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앞세워, 내면에 남아있던 역사라는 피버스러운 그림자를 뒤로한 채 미래지향적 협력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양 정상은 30분 동안 속내를 나누며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보다 견고한 관계 정립을 약속했다.  

 

한일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깝고 동시에 불편한 이웃이었으나, 이재명 대통령은 “앞마당을 같이 쓰는 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경제적, 안보적 협력의 필연을 새롭게 강조했다. 갈등의 언저리에서 성장한 교착의 시간을 지나, 양국은 셔틀 외교 복원과 실용외교라는 두 개의 바퀴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행사에 전한 축사를 직접 언급하며, 그 메시지의 온기를 회담장에 불어넣었다.  

이재명, 한일 정상회담서 신뢰와 실용 담금질
이재명, 한일 정상회담서 신뢰와 실용 담금질

이재명 대통령의 이런 적극적 손길은 한일관계의 과거사를 당장 언급하지 않는 신중함을 기반으로 소통의 폭을 넓히는 데 방점을 뒀다. 그는 “의견의 차이를 넘어서 여러 면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양보나 지우기가 아닌, 국익 우선의 풍경 위에서 합리적 해법을 찾겠다는 진심을 담은 메시지다.  

 

양 정상이 한미일 공조의 지속과 발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 역시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전임 정부를 비판하던 시선이 자연스럽게 새 국면으로 들어서며,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외교의 쌍두마차로 삼겠다는 강조로 이어졌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돼온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힘을 싣는 행보였다. 앞으로도 ‘과거사 문제’라는 조심스러운 뇌관이 언제든 한일관계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으나, 이재명 대통령은 원칙 대응과 실용 외교의 투트랙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정상외교 데뷔전의 또 다른 무대였던 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급거 귀국으로 불발됐다. 한미 통상 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재배치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둔 만큼, 두 정상의 조우 시점에 대한 관심은 한층 고조됐다. 내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새로운 만남의 장이 될지, 아니면 그 이후 미국 방문이라는 공식 일정이 성사될지 조율이 한창이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외교를 내걸고 한미일 공조와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천착해나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향후 주요 국제회의, 한미 정상회담 등 접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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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시바시게루#한미일공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