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언더파 이글쇼”…플리트우드, 트래블러스 3R 선두→PGA 첫 승 도전
코네티컷의 밤공기 속을 가른 정확한 이글 퍼트, 끊임없이 이어진 버디 행진. 토미 플리트우드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아직 닿지 않은 결승선 너머를 향해 담담한 시선을 던졌다. 반복된 준우승과 수많은 톱10 속에 쌓인 아쉬움은 이날 7언더파 63타, 흔들림 없는 라운드로 서서히 희망의 색으로 물들었다.
22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 TPC 리버하이랜즈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시그니처 이벤트 3라운드. ‘우승 없는 최다 상금’의 주인공 플리트우드는 경기 초반 3번 홀과 5, 6번 홀 연속 버디로 안정감을 더했다. 후반 13번 홀(파5)에서는 약 10m에서 성공시킨 이글 퍼트가 무게감 있는 흐름을 바꿔놓았다. 15번 홀에도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내며 3라운드의 완벽한 리듬을 보여줬다.

플리트우드는 중간 합계 16언더파 194타,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러셀 헨리와 키건 브래들리가 3타 뒤를 쫓으며 마지막 날 판도 변화의 실마리를 남겼다. 이어 제이슨 데이와 윈덤 클라크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4위 그룹에 포진했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 2위 매킬로이도 7언더파 공동 8위에 위치했다. 셰플러는 버디 5개에도 보기와 더블, 트리플 보기가 얽혀, 매킬로이 역시 버디 5개와 더블보기 한 번이 뼈아팠다.
146번 트랙 위를 달렸던 그는 158경기째 이번만큼은 목표에 다가섰다. 누적 상금 2,936만달러, 준우승 5회와 톱10만 41차례. 플리트우드는 매 순간 포디움 문턱에서 멈췄지만, “뭐든 1위는 좋은 일이지만, 진짜 우승하고 싶다”며 단언했다. 오랜 집념과 절실함이 남달랐던 저녁, 크롬웰 현장의 열기도 뜨거웠다.
한국 선수 중 안병훈이 합계 4언더파로 공동 25위, 김주형이 3언더파 공동 33위, 임성재가 1오버파 51위로 마지막 날 희망을 지켰다.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은 23일 대망의 최종 라운드로 2023-24시즌 시그니처 시리즈의 대단원을 앞두고 있다. 여러 번 마주했던 문턱 너머에서 플리트우드가 과연 오랜 염원을 이룰 수 있을지, 골프 팬들은 크롬웰의 마지막 녹색 그린 위를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