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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복귀 순간”…전북현대, 제주전 0-0 무→1,265일 만에 1위 탈환
스포츠

“선두 복귀 순간”…전북현대, 제주전 0-0 무→1,265일 만에 1위 탈환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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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가랑비가 그라운드를 적셨다. 전북현대 선수들은 과거 우승의 기억을 떠올린 듯 한 발 한 발 그라운드를 누볐다. 무실점이 이어지며 마지막 휘슬이 울렸을 때, 팬들은 1위 등극의 깊은 숨을 내쉬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막을 올렸다. 전북현대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날 승점 1을 쌓으며 무려 1,265일 만에 리그 선두를 탈환했다.

“선두 복귀 순간”…전북현대, 제주전 0-0 무→1,265일 만에 1위 탈환 / 연합뉴스
“선두 복귀 순간”…전북현대, 제주전 0-0 무→1,265일 만에 1위 탈환 / 연합뉴스

전북현대는 2021년 마지막 우승 이후 처음으로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11경기에서 7승 4무의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분위기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제주 유나이티드는 6경기 연속 무승에 머물며 강등권 11위(승점 13)에 머무르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초반부터 전북현대는 약 70%에 가까운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페널티박스 진입 이후 날카롭게 마무리하지 못하며 긴장감이 이어졌다. 전반 8분 제주 이창민이 골대를 스치는 강한 슈팅을 시도했고, 전반 38분과 40분에는 각각 전북 전진우와 티아고가 연이어 슈팅을 기록했으나 득점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에도 전북현대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25분 송민규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슛이 골문을 빗나갔고, 3분 뒤 티아고의 헤더, 후반 33분 이영재의 슈팅마저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다이빙 선방에 가로막혔다. 종료 직전까지 전북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제주 수비벽은 끝내 넘어설 수 없었다.

 

경기 종료 후 전북현대의 주장 홍정호는 “오랜만에 선두에 올라 정말 기쁘다. 후반기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빗속에도 약 7,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두 팀의 승부를 함께 지켜봤다.

 

한편, 같은 날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FC안양의 경기는 포항이 2-0으로 승리하며 5위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15라운드를 마친 순위는 전북현대가 승점 29로 선두, 대전하나시티즌이 2위(승점 28), 포항은 5위로 변동됐다. 전북현대는 곧 홈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16라운드 일전을 준비한다. 계절을 닮은 잔잔한 빗줄기처럼,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순간의 울림이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경기였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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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제주유나이티드#홍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