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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천명 건설병 러시아 이동”…국정원, 파병·미사일 개발 동향 집중 추적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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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미사일 개발 움직임을 둘러싼 국제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4일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 자리에서 최근 북한군 건설부대 5천여명이 러시아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정보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파병군 1만여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전진 배치돼 경비 임무를 맡고 있다”며 “추가 파병된 공병 1천여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내부에서는 추가 파병에 대비한 훈련이 계속되는 등 차출 동향이 포착됐다”고 언급했다.  

미사일 및 무인기 개발 동향 또한 주목된다. 국정원은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기개발 사업이 진전됐다"며 최근 공개된 ‘고체 ICBM 화성-20형’과 관련해 “화성-19형과 비교해 동체 경량화, 추진체 성능 개량, 탄두 탑재 공간 확대 등 복수 핵탄두 장착 혹은 탄두 무게 증가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의 군사기술 지원으로 미사일의 유도성능과 정밀도가 개선됐으며, 무인기 개발 역시 속도가 빨라져 안보 위협이 가중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극초음속 미사일, 정찰위성, 구축함 등은 실제 성능 구현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핵잠수함 및 장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은 지연되고 있다”고 한계도 짚었다. 국정원은 “북한 군수 관련 책임자들의 빈번한 러시아 방문이 포착돼 민감기술 이전 여부를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정치 일정도 언급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10일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이어, 내년 초 제9차 당대회 계기 열병식 개최 정황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9차 당대회 개최 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부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2월 개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징후에 대해 국정원은 별도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박선원 의원이 설명했다.  

 

이날 국회는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과 관련 안보 위협이 커진다는 판단하에, 정부의 대응 마련과 정보 자산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은 대북 강경 대응과 외교적 경로 확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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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북한#러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