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해군1함대 폐건전지 1만개 수거”…지역사회 환경보호 앞장→노인복지까지 파장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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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새벽 공기처럼 고요했던 해군 1함대사령부 내에는 지난 4일, 작지만 묵직한 움직임이 흐르고 있었다. 윤기 나는 바다를 바라보며 묵묵히 임무에 임하던 제1수리창 장병들은 이날 동해시 묵호노인종합복지관의 폐건전지 수거 활성화사업단에 약 1만 개의 폐건전지를 조용히 건넸다. 세계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이들의 손끝 행동에는 자연의 푸르름을 지키겠다는 긴 호흡의 다짐,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연대 의지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이번 전달은 단순한 작은 일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자원 순환과 탄소 중립 사회라는 거대한 흐름에 해군 장병들의 자율적 동참이 어우러져,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제1수리창은 이미 2018년부터 부대 내 6곳에 수거함을 설치하고, 소리 소문 없이 4천500여 개의 폐건전지를 모아왔다. 지난해 5월부터는 동해 묵호노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해 50여 개의 수거함을 예하 함정에 추가 배치하며, 1년여 만에 1만 개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긴 시간 성실히 이어온 참여가 드디어 지역사회 전체로 울려퍼진 순간이었다.

해군1함대 폐건전지 1만개 수거…지역사회 환경보호 앞장
해군1함대 폐건전지 1만개 수거…지역사회 환경보호 앞장

수거된 폐건전지는 앞으로 전문 업체를 통해 안전히 처리 후, 여기서 창출되는 수익은 노인 일자리 창출과 복지 프로그램 운영에 온전히 쓰일 예정이다. 일상에서의 작은 에너지 절약이 이웃의 손을 잡고 새로운 공동체 가치를 이어주는 선순환 고리가 된 것이다. 김창빈 제1수리창장은 "작은 실천이 모여 환경보호와 지역 복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민과 군, 세대와 기관을 아우르는 친환경 활동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제1수리창은 2016년부터 동해시의 탄소포인트제도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그 결과, 2024년까지 동해시 가입자 957명 가운데 230명이 해군 1함대 장병으로 집계되며, 지역 내 탄소 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있음도 확인됐다. 지역과 해군이 함께 짜낸 작은 신뢰와 보호의 태피스트리는 앞으로도 환경과 복지, 탄소중립을 잇는 또 하나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정부와 해군은 이번 활동의 의미를 확산하는 동시에, 지자체·복지기관 등과 연계한 탄소중립·자원순환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이어갈 방침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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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1함대#제1수리창#동해시묵호노인종합복지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