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협력 논의에 총력”…김정관·여한구, 스코틀랜드로 긴급 이동해 한미 관세 협상 분수령
한미 관세 협상을 둘러싼 막판 진통이 극에 달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협상단의 움직임에 맞춰 전격적으로 스코틀랜드로 이동한 가운데, 8월 1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양국 통상당국 간 마지막 담판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양국 협상 동향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은 24일 워싱턴 DC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첫 협상을 가진 뒤 25일에는 뉴욕에 위치한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 뉴욕 협상 직후 워싱턴 DC로 복귀하지 않고 곧바로 유럽으로 이동한 사실이 현지에 전해지며, 한국 협상단이 미국 일정에 발맞춰 스코틀랜드로 긴급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한국 측은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MASGA)’로 불리는 대규모 조선업 협력안을 제안했고, 러트닉 장관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5일부터 29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이 겹치면서, 미국 측 주요 통상 인사들이 대통령을 수행하거나 미중 고위급 협상 차 유럽에 집결, 한국 협상단 역시 현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
대통령실 역시 발빠르게 움직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현지에 있는 협상단으로부터 한미 통상 협의 현황을 보고받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구체적 현지 위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통령의 직접적 챙기기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이어 강유정 대변인은 “이번 협의는 지난 주말 워싱턴 DC와 뉴욕에서 진행된 두 차례 한미 상무장관 회담에서 논의된 조선업 협력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양국 합의로 이뤄졌다”며, “협상단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포함해 추가 수정 제안을 내는 등 접점 형성에 주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내부에선 관세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종 담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스코틀랜드와 미국 등지에서 양국 협상단은 언제 어디서든 접촉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에 체류 중인 만큼 마지막 결단이 내려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만약 스코틀랜드에서 장관급 합의가 도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 결정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31일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1대1 협의를 가질 예정이고, 조현 외무부 장관도 추가 방미 일정을 통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날 계획이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막판 전방위 협상이 예고되고 있다.
한미 통상 당국은 공식 협상 시한인 8월 1일 이전에 관세 문제를 비롯한 굵직한 쟁점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가에서는 협상단 귀국 및 최종 합의 여부에 따라 한미 관계와 국내 산업계에 큰 변곡점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