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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 듀스의 숨멎 접전”…한국여자배구, 도미니카에 역전패→3연패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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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 듀스의 숨멎 접전”…한국여자배구, 도미니카에 역전패→3연패의 늪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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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트 서브 에이스가 잇따라 터지며 코트 위는 금세 뜨거운 기대감으로 물들었다. 한 점 한 점 거칠게 맞붙는 랠리 속에 대표팀 벤치와 관중의 눈빛이 교차했고, 마지막 듀스 접전에서 한국 여자배구는 치열함 끝에 아쉬움 섞인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 뜨거운 손끝에 머물던 승부의 여운은 오래도록 코트 위를 맴돌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 2주 차 4차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2-3(25-19 17-25 25-19 20-25 14-16)으로 역전패했다. 세계랭킹 34위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소휘, 육서영, 이선우가 날개를 펼치고, 김다인의 예리한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주도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5세트 듀스 접전”…한국여자배구, 도미니카에 역전패→VNL 3연패
“5세트 듀스 접전”…한국여자배구, 도미니카에 역전패→VNL 3연패

1세트는 강한 서브와 조직력으로 7-12 열세를 극복, 서브 에이스 6개를 포함해 17점을 폭발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반면, 2세트 들어서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이사벨 페냐와 엘리자베스 마르티네스가 공격을 이끌면서 경기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국은 중심이 흔들렸고, 도미니카 측의 빠른 공세에 힘을 잃었다.

 

3세트는 다시 흐름을 잡았다. 이다현과 정호영의 중앙 득점, 이선우와 육서영의 연속 공격으로 5연속 점수를 올리며 주도권을 되찾았다. 그러나 4세트부터 경기는 혼돈에 빠졌다. 중요한 순간마다 마르티네스의 강타가 연거푸 이어졌고, 점수 차를 좁힌 끝에 결국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5세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었다. 한국은 11-14로 패배 위기에 놓였으나 연속 득점으로 듀스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하지만 막판 육서영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과 라인 아웃으로 이어지며 뼈아픈 패배로 마무리됐다.

 

이날 강소휘와 육서영이 나란히 20득점, 이선우가 1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의 마르티네스에게만 24점을 허락한 점이 뼈아팠다. 경기 후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 결정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경기에서 더 나아진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팬들은 SNS를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대표팀의 투혼에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동시에 승부처에서 반복된 뒷심 부족에 아쉬움도 감추지 못했다. 다가올 3주 차 대회에서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2주 차를 1승7패, 18개국 중 17위로 마무리했다. 다음달 9일부터 일본 지바에서 폴란드,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와 3주 차 일정을 치르게 된다. 땀에 젖은 선수들의 어깨 위로 승부의 여운이 내려앉은 밤. 그 여운은 팬들의 응원과 더불어 순위 반전이라는 긴 호흡으로 이어진다. VNL 3주 차 경기는 다음달 일본 지바에서 시작된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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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도미니카공화국#vn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