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미드폼·숏폼 공략 가속”…시청패턴 전쟁에 콘텐츠 전략 다변화
OTT 시장이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 변화에 맞춰 콘텐츠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숏폼, 미드폼, 롱폼 등 다양한 포맷을 도입해 체류 시간과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디지털 콘텐츠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티빙이 최근 선보인 ‘티빙 숏 오리지널’은 한 편당 1~2분 분량의 숏드라마 총 19편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짧은 러닝타임과 무료 제공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용자들이 앱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유입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실시간 뉴스 채널, 다양한 장르 프로그램 라이브러리도 확장하면서 이른바 ‘슈퍼앱’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중간 길이의 ‘미드폼’ 예능 시리즈 ‘주간오락장’을 6월 22일부터 요일별로 공개한다. 한 화당 약 30분, 매주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매일 오전 8시에 새로운 에피소드를 제공해 반복적 시청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드폼이 ‘정통 예능과 유튜브 영상의 중간’ 지점으로, 바쁜 현대인의 틈새 소비와 루틴 콘텐츠로서 수요가 크다고 분석한다. 짧은 콘텐츠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용자와, 장시간 몰입이 어려운 시청자 모두를 아우르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행보는 넷플릭스가 2월 말 비슷하게 도입한 하루 한 편 ‘일일 예능’과도 겹친다. 넷플릭스는 매일 30분 내외 예능을 5일간 연속 공개하며 유튜브 등 숏폼 중심 플랫폼과 직접 경쟁을 본격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웨이브는 반대로 기존 인기작을 4K 리마스터링, 음질 개선, 자막 등 전방위 업그레이드해 40~50분 길이의 롱폼 드라마·예능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 ‘무한도전’ 등 레전드 콘텐츠를 현대 시청 환경에 맞춰 재해석, 고화질·편의성을 강화했다.
특히 이번 흐름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숏폼, 미드폼, 롱폼 각축전이 양상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들이 ‘체류 시간=매출’ 공식을 내세워 시청자 요구에 직결되는 데이터 기반 기획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산업계는 콘텐츠 형식 혁신이 단순 트렌드가 아닌, 플랫폼 사업 모델의 미래 변화를 좌우할 기점으로 주목한다. “미드·숏폼 최적화로 OTT 플랫폼 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고품질 리마스터와 서비스 기술 강화로 본방급 몰입 경험까지 확장하는 전방위 경쟁 시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디지털 체류시간’을 둘러싼 포맷 다변화가 국내외 OTT 산업 판도를 얼마나 흔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트렌드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