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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유코발트 전략적 가세”…LG에너지솔루션 철수와 인니 배터리 지형 격변→새 컨소시엄 향방 주목
국제

“화유코발트 전략적 가세”…LG에너지솔루션 철수와 인니 배터리 지형 격변→새 컨소시엄 향방 주목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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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 열대의 짙은 밤, 족자카르타 광산지대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도, 인도네시아의 산업 지도가 조용히 새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신흥 공업국의 도전 위에 세계 자본과 전략이 얽히며, 배터리 밸류체인의 운명은 또 한 번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

 

시장에 파문을 던진 결정은 2025년 5월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식 발표로부터 비롯됐다. 로산 루슬라니 투자부 장관과 바흐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대통령궁에서,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듯 담담히 선언했다. 중국의 화유코발트가 이 대륙 프로젝트의 전략적 투자자로,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가 재무적 투자자로 각각 참여하며, 동남아 전기차 배터리 중심축에 전례 없는 무게감이 더해진다.

인니 배터리 밸류체인, 다난타라·화유 코발트 전략적 투자…LG엔솔 컨소시엄은 사업 철수
인니 배터리 밸류체인, 다난타라·화유 코발트 전략적 투자…LG엔솔 컨소시엄은 사업 철수

그 한편으론,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80억 달러 규모의 거대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채광에서 배터리셀까지 이어지는 꿈 역시 막을 내렸다.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그리고 화유코발트까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그 컨소시엄은, 시장의 냉기와 이해관계의 격랑 앞에 조심스레 물러섰다. 공급과잉, 그리고 지분구조를 둘러싼 오랜 이견이 슬며시 균열의 시작을 알린 결과였다.

 

어쩌면 더욱 거대해진 다난타라 국부펀드는, 그 규모만으로도 인도네시아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싱가포르 테마섹을 모델 삼아 9천억 달러라는 방대한 자산을 내세우는 이 펀드는, 이제 현지 밸류체인의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중국의 화유코발트가 사업을 주도하는 구도가 본격화되면서 인도네시아의 배터리·광물 분야에는 전략의 향방이 새로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느리게 식어가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그 안에서도 변화의 맥은 끊이지 않는다. 시장 수요의 둔화와 외부 환경 탓에 글로벌 기업들도 조심스러운 한걸음 뒤를 준비했다.

 

이 변화는 단지 산업계의 힘의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정부 주도의 소재·배터리 육성 정책과, 새로운 컨소시엄이 내딛을 행보는 지역은 물론, 공급망 재편을 고민하는 글로벌 투자자,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시장 일각에선, 동남아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힘줄이 이제 누구 손에 달려 있는지 긴장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댓글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산업 전문가들은 "투자 유입과 구조 재편이 당장 시장 확장을 자극할 것인가, 장기적 산업 경쟁으로 이어질 것인가"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인도네시아 원자재의 전략적 가치, 혁신을 노리는 글로벌 자본, 현지 정권의 의지가 맞물리며, 아시아 배터리의 심장에는 다시 한 번 뜨거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

 

향후 다난타라와 화유코발트의 실질적 사업 추진, 인도네시아 소재·배터리 육성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지, 국제 사회와 관련 업계의 시선은 더욱 선명한 긴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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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유코발트#다난타라#lg에너지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