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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복권, 중도층 이탈 우려”…더불어민주당, 정국 파장에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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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복권, 중도층 이탈 우려”…더불어민주당, 정국 파장에 신중 모드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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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복권 여부를 앞두고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11일 오후 국무회의에서 이 사안이 최종 논의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지방선거와 직결된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조 전 대표를 둘러싼 검찰 개혁 명분과 범여권 내부 결속 필요성, 또 중도층 민심 이탈 우려가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함께 조 전 대표가 ‘무리한 검찰 수사·기소의 피해자’라는 일부 범여권 지지층의 주장을 공감한다는 기류를 보인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후 “오늘 국무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언급을 아꼈다.

다만, 조 전 대표가 법무부 사면심사위 명단에 오른 이후 여권 내 지지 목소리도 잇따랐다. 한 호남 지역 중진 의원은 “사면의 특성상 야당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 공격할 것이기에, 조 전 대표 등이 ‘과도한 검찰권 남용 사례’라 판단하면 지금 사면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 등 핵심 개혁 과제 달성을 위해서는 범여권 연대가 필수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선거연대 구도, 조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가 여권 내 권력 지형까지 바꿀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조 전 대표가 특별사면 후 재도약할 경우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등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사면 결정이 중도·범보수층의 이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민주당 내에 깊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각각 6.8%포인트, 6.1%포인트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주식 양도세 논란부터 민주당 인사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관련 특별사면 논란 등 최근 이슈가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표본오차 ±2.0%포인트, 정당 지지도는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대표 ‘축출’로 인해 여권 분열이 심화됐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조국혁신당과의 선긋기에도 신중한 모습이다. 동시에 종교계, 시민사회,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사면을 요청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통령실에 공식 이견 전달을 자제했다는 후문도 있다.

 

정가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 후 정치 복귀 여부, 지방선거에서 흡수할 중도 표심의 변화 등이 다음 정국의 주된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본다. 민주당 내에서는 “어차피 맞을 매를 미리 맞는 것”이라는 자성론도 흘러나온다. 한 핵심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 일정까지 고려하면, 사면·복권 문제는 지금이 아니면 더욱 불가능할 것”이라며 “중도 역풍에도 이를 돌파할 정치적 힘이 있을 때 조치한다는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권향엽 대변인은 이번주 리얼미터 조사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휴가 기간 영향이 반영됐고, 지지율 하락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는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정치권 전체는 조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정국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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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조국사면#이재명대통령